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전력난이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구글이 태양 에너지를 직접 활용하는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5일(현지시간)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를 발표했다.
그는 “태양이 인류 전체 전력 생산량의 100조 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다”라며 “이 무한한 에너지를 활용해 우주에서 확장 가능한 머신러닝(ML) 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할 가능성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선캐처는 구글의 맞춤형 텐서 처리 장치(TPU)를 탑재한 인공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해,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AI 연산을 수행하는 ‘우주 데이터센터’ 개념이다. 위성 간에는 광통신(optical communication)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지상 인프라 없이도 대규모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위성을 ‘새벽-황혼 궤도(dawn-dusk sun-synchronous orbit)’에 띄워 지구의 낮과 밤 경계를 따라 이동하게 함으로써, 태양광을 거의 24시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지상 태양광 발전소보다 약 8배 높은 발전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Our TPUs are headed to space!
— Sundar Pichai (@sundarpichai) November 4, 2025
Inspired by our history of moonshots, from quantum computing to autonomous driving, Project Suncatcher is exploring how we could one day build scalable ML compute systems in space, harnessing more of the sun’s power (which emits more power than 100… pic.twitter.com/aQhukBAMDp
구글은 2027년 초 두개의 시험 위성을 발사해 저궤도 환경에서 TPU의 성능과 방사선 내구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미 입자 가속기 실험에서 방사선 환경을 견딜 수 있다는 초기 결과를 얻었지만, 여전히 열 제어 위성 간 데이터 연결, 충돌 회피, 발사비용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많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AI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직면한 ‘전력 병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은 GPU는 확보했지만 전력 부족으로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전역이 전기요금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소형 모듈 원자로(SMR), 제트엔진 기반 발전 등 대체 에너지원을 모색 중이다.
우주 데이터센터가 실현된다면, 지구의 전력망과 수자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인공위성 증가로 인한 ‘우주 쓰레기(space debris)’ 문제, 천문 관측 방해 등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일론 머스크 CEO는 X(트위터)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 역시 지난달 말 X를 통해 “스페이스X가 AI용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피차이 CEO는 머스크 CEO의 댓글에 “스페이스X의 발사 기술 덕분에 가능해진 일”이라고 화답,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밖에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도 최근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첫 위성을 발사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