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원 와들 CSO (사진=와들)
조용원 와들 COO (사진=와들)

“커머스 분야는 기술 분야의 ‘최고 쇼케이스’입니다. 국내에 이어 미국 시장으로 확장하며, 쇼핑 에이전트에 대한 비전이 확장하고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오픈AI와의 제휴로 유명한 와들(대표 박지혁)은 미국 확장 이후 쇼핑 지원 인공지능(AI) 챗봇에서 커머스 에이전트로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용원 와들 최고 운영책임자(COO)는 “AI 점원으로서 ‘젠투’ 솔루션을 선보일 당시에는, 야간에도 원격 상담이 가능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라며 “이제는 단순한 AI 상담 지원을 넘어, 온라인 비즈니스 자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2019년 설립된 와들은 국내에서 처음 AI 점원 솔루션인 ‘젠투(Gentoo)’를 선보였다. 젠투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이 구매를 주저하는 순간 말풍선 버튼이 등장, 오프라인 매장 점원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를 바탕으로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이다.

이 기술로, 오픈AI와 직접 협업에 성공한 국내 유일의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았다. 또 공동 창립자인 박지혁 대표와 조용원 COO는 지난 5월 ‘포브스 아시아 30세 미만 리더 30인’ AI 부문에 선정된 바 있다.

이제는 비즈니스 무대를 국내에서 미국으로 확장했다. 조용원 COO도 미국팀에서 현지 근무 중이다.

미국팀은 5명으로, 공동 창립자 두명과 엔지니어로 구성돼 있다. 최근 추세에 따라 엔지니어들은 기업 커뮤니케이션도 담당하고 있다. 이른바, '전방 배치 엔지니어(Forward-Deployed Engineers)'인 셈이다.

조 COO는 이런 업무가 가능해진 것을 “AI의 수혜”라고 전했다. 바이브 코딩으로 이제는 기업 미팅에서 프로토타입을 미리 개발해서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의사소통 과정이 크게 단축될 수 있다.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 두달 만에 11개의 고객사를 유치했다. 미팅을 진행한 곳만 260여곳에 달한다. 이는 온라인 스토어를 시작하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매장을 직접 한곳 한곳 방문하는 등 발로 뛴 결과다.

그는 미국의 온라인 커머스는 국내와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국내 커머스 업계는 경쟁 강도가 좀 더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는 대부분 온라인 스토어가 ‘전국’을 판매 지역으로 설정한다.

반면, 미국은 워낙 크기 때문에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온라인 마켓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보다 영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최근 빅테크가 기존의 로컬 비즈니스를 장악한다는 위기감이 높다고 전했다. 빅테크가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위협적이다.

그래서 와들도 “단순하게 AI 챗봇을 구축해 주는 수준을 넘어, 실제 매출을 증가하고 온라인 비즈니스 자체를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역시 데이터가 핵심이다. 여기에서 데이터란 그동안의 고객 구매 패턴을 넘는다.

예를 들어, K팝 앨범을 판매하는 쇼핑몰에서는 소비자가 특정 아티스트의 콘서트에서 사용할 '응원 봉 정보’를 AI 챗봇에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AI 챗봇은 아이돌 팬덤에서 사용하는 언어도 미리 학습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결국 기술적인 과제로 이어진다. 커머스 분야는 시시각각 트렌드와 정보가 달라지기 때문에, '지속 학습(continual learning)'이 필수적이다. 이는 미세조정과 이에 따른 '망각' 현상 완화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멀티모달 데이터 인식과 분석 능력도 필수다. 온라인 쇼핑몰에는 사진과 영상, 소리 등의 데이터가 섞여 있다. AI가 데이터를 더 많이 파악해야,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찾아줄 수 있다.

조용원 COO는 “단순한 대화 데이터뿐만 아니라, 맥락 데이터를 갖춰나가야 한다”라며 “성장하는 쇼핑 에이전트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이커머스 분야는 소비자와 직접 맞부딪히는 만큼, 기술을 빠르게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젠투 AI 컨시어지 (사진=와들)
젠투 AI 컨시어지 (사진=와들)

와들은 지난 9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 앱스토어’에 ‘젠투 AI 컨시어지’를 공식 출시했다. 쇼피파이는 전 세계 460만 셀러가 사용하는 세계 최대의 이커머스 플랫폼 중 하나다.

“쇼피파이의 주요 이용국인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호주 등 영어권 국가를 우선 공략할 것”이라며 “국가마다 이커머스 시장의 특성과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분야도 경쟁이 치열하다. 바이브 코딩 기업 러버블은 쇼피파이와 협업, 30분 만에 온라인 쇼핑몰을 제작해 결제 기능을 구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인티그레이션’ 솔루션을 내놓았다. “하지만, 와들이 앞서 나갈 고유의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에도 오픈AI와 협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소 오픈AI의 개발자, 스타트업팀과 자주 소통하는데, 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한국과 미국에서 공통으로 겪는 문제가 쉽게 파악된다"라며 "이는 기술 개발에 바로 적용될 정도로 유용한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조용원 와들 COO는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시장 적합성(Product Market-Fit)을 찾은 상태”라고 밝혔다. 시장의 요구를 파악하고 고객 문제를 해결, 매출을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객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더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영업을 넘어, 기술 고도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많은 국내 기업을 만나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미국 시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발로 뛰겠다”라고 말했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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