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종의 멸종이 인간의 개입 없이도 발생할 수 있는 자연적인 과정이라면, 이를 멈추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이는 영국 방송사 BBC가 이전에 제기했던 문제다. 동물종의 멸종을 멈출 수 없다면 그 속도는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당시의 답변이었다. 사람들은 동물은 매력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다 속을 스쿠바 다이빙을 해 들어가 산호초를 바라보고 깊은 숲에 들어가 자연을 느끼는 일을 좋아한다.
와일드북, AI 그리고 빅데이터
환경운동가들은 동물의 왕국을 구조하고 야생동물을 돕기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와일드미(Wild Me)가 그 일례다. 와일드미는 기계 학습과 AI를 사용한 ‘와일드북(Wildbook)’이라는 툴을 개발해 야생동물 확인 속도를 높였다.
와일드미의 제이슨 홀름버그 상임이사는 1만 마리의 얼룩말 사진이 있다면 와일드북을 사용해 2분 만에 그 중에서 특별한 얼룩말 종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의 작용 원리는 무엇인가
렌셀러폴리테크닉대학의 척 스튜어트 교수에 따르면, 시민 과학자들이 데이터 수집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모든 사진을 제출하면 시스템이 야생동물의 특징만을 스캔한다. 예를 들어, 배경으로 찍힌 관목이나 나무 등의 데이터는 필터로 걸러지는 것이다. 그 후, 또 다른 알고리즘이 동물종과 개별 특성을 판단하게 된다.

동물의 특별한 표식
와일드북은 모든 동물의 특별한 표식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동물종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의 감독인 프린스턴대학의 댄 루벤스타인 교수는 동물의 이러한 표식이 마치 바코드와 같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눈에는 모두 동일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 표식으로 한 종 내에서도 서로 다른 개체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룩말은 서로 다른 줄무늬 패턴을 가지고 있고 고래도 지느러미 가장자리 곡선 각도가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코끼리의 귀의 형태만으로 개체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고 루벤스타인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케냐 얼룩말을 대상으로 이 툴의 정확성을 테스트한 결과 99%의 정확성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리건주립대학 스콧 베이커 교수는 와일드북으로 수집한 데이터로 남태평양의 혹등고래의 이주 패턴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른 연구자들도 얼룩말 종에 대한 데이터와 이 동물종의 위험 완화 행동 패턴을 이해하는 데 이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와 분석학
현재, 호랑이를 구조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분석학을 사용하고 있다. 인도 언론사인 퍼스트 포스트(First Post)에 따르면, 카메라 사진과 공중 감시 카메라, 위성 사진 등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사람의 힘으로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은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는 방대한 작업이지만 빅데이터 분석법으로는 대규모 데이터를 신속하게 조사하고 숨겨진 패턴을 측정할 수 있다. 그리고 결론과 결과까지 해석할 수 있다. 인도는 전 세계 야생 호랑이 50% 이상의 서식지다.
퍼스트 포스트는 호랑이 밀렵꾼과 범죄자들이 호랑이를 사냥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방법을 사용한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산림청 직원들과 야생동물보호 운동가들이 이들보다 한발 앞서나가야 한다. 이것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이유다. 그리고 분석 시스템을 사용해 호랑이 종을 계산하고 있다. 가령, 특정 지역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등의 문제를 감지하면 해당 부서에서 즉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인도 호랑이를 보호하기 위한 데이터와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는 국제학술지 ‘생물보존(Biological Conservation)’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