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매터, 광 프로세서 아키텍처로 AI 추론 가속기 공개

빛을 이용한 광 프로세서 원리 (출처=라이트매터 블로그)
빛을 이용한 광 프로세서 기술 (출처=라이트매터 블로그)

빛을 이용한 획기적인 광(光) 프로세서가 개발됐다. 빛을 사용해 계산과 통신이 이뤄지며 발열과 에너지 소비가 많이 감소한다. 컴퓨팅 속도 향상과 전력 효율이 높아진다.

18일(현지시간) 열린 글로벌 반도체 행사 '핫칩(Hot Chips) 2020'에서 미국의 라이트매터가 빛을 사용해 데이터를 계산하고 전송하는 AI 추론 가속기 '포토닉 프로세서 아키텍처'를 발표했다.

칼 레이비 라이트매터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발표에서 "2010년 이후 최첨단 AI 알고리즘을 훈련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파워가 무어의 법칙 확장 속도의 5배 수준으로 증가해 약 3개월 반마다 두 배로 늘어났다"며 "라이트매터의 프로세서는 차세대 AI 알고리즘을 지원하기 위한 컴퓨팅의 증가하는 필요성을 해결한다"고 강조했다.

무어의 법칙은 '하나의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24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고든 무어 인텔 공동 창업자가 1965년 발표한 개념이다. 

최근 업계는 무어의 법칙이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격렬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이 7~5나노(nm)까지 줄어들면서 점점 무어의 법칙에 한계가 올 수 있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칼 레이비 부사장은 광 프로세서의 컴퓨팅 능력이 무어의 법칙을 충분히 만족시키며, 오히려 이를 앞지를 수 있다고 주장한 셈이다.

라이트매터에 따르면, 광 프로세서 아키텍처를 활용한 3D 적층 칩 패키지에는 10억 개 이상의 핀펫(FinFET) 트랜지스터와 수만 개의 광학 연산 장치, 수백 개의 데이터 컨버터가 포함됐다. 개발자들은 파이토치, 텐서플로 등 표준 머신러닝 프레임워크를 이용한 최신 AI 알고리즘을 광 프로세서에 적용할 수 있다.

레이비 부사장은 "새로운 아키텍처는 광 프로세서 개발에 있어서 엄청난 발전"이라며 "이 광학 프로세서의 성능은 라이트매터의 프로세서 설계 접근방식이 현재의 전자 컴퓨팅 패러다임보다 확장 가능한 속도와 에너지 효율 이점을 제공한다는 증거를 제공하며, 획기적인 성능 향상이 있는 칩 로드맵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광 컴퓨터 개발의 역사 (자료=라이트매터 블로그)
광 컴퓨터 개발의 역사 (자료=라이트매터 블로그)

이전에도 빛을 이용한 '광학(optical or photonic) 프로세서' 또는 광 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있었지만 큰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초창기 연구는 1980년대 벨 연구소의 과학자들을 통해 진행됐다. 그들은 광학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시도를 했다. 전자를 이용한 트랜지스터보다 더 높은 성능을 기대하며, 1980년대 중반까지도 광 프로세서 기술 개발을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에 매진했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도 광 프로세서의 연구는 큰 성과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다른 혁신적인 컴퓨팅 기술인 양자 컴퓨터 개발의 실마리가 잡히면서 광 프로세서는 과학계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2000년대 이후, 광 통신과 다양한 광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나노 기술 영역에서 집적회로(IC)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실리콘 베이스의 광학 칩 생산 설비도 일부 갖춰지면서 연구 단계의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서민교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를 비롯해 나노 과학 전문가들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단계에서 상용화의 단계로 전환. 라이트매터는 30년 만에 광 프로세서 기술을 산업 영역에서 선보였다고 밝혔다. 높은 속도와 전력효율의 특성을 지닌 광 프로세서는 AI의 병렬 연산에 적합하다.

니콜라스 해리스 라이트매터의 설립자 겸 CEO는 "미국 에너지부는 2030년까지 컴퓨팅과 통신 기술이 세계 전력의 8% 이상을 소비할 것으로 추정한다. 전통적인 프로세서의 일꾼인 트랜지스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더 큰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올바른 발전 방향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광 프로세서는 기존 프로세서보다 획기적으로 빠르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 이는 컴퓨팅의 성장을 가능케 하며 컴퓨팅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 TPU와 라이트매터 광 프로세서를 이용한 가속기의 병렬 연산 비교 (이미지=라이트매터 블로그)
구글 TPU와 라이트매터 광 프로세서를 이용한 가속기의 병렬 연산 비교 (이미지=라이트매터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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