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연구소가 설립한 AI 학교, 아이펠
강남과 양재, 인천 캠퍼스 3기 모집
쏘카·엔비디아와 실무연계 교육 진행
강사 없이 개발자가 만든 콘텐츠로 학습...만족도 ↑

이지석 아이펠(AIFEEL) 교장. (사진=김동원 기자)
이지석 아이펠(AIFEEL) 교장. (사진=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열린 학교 아이펠(AIFEEL). 이곳은 모두의연구소에서 AI 교육 저변 확대를 위해 '누구에게나 열린 교육'을 지향하며 만든 AI 학교다. 강사가 없는 독특한 교육 시스템을 추구하면서도 엔비디아, 쏘카 등과 협업해 실무에 필요한 AI 교육을 하고 있다.

아이펠은 현재 3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서울 강남과 양재, 인천 캠퍼스에서 모집 중이다. 강남 캠퍼스에선 48명, 양재 캠퍼스에선 60명의 수강생을 뽑는다. 인천 캠퍼스에서는 40명을 선발한다. 수업은 6월부터 진행된다. 3기 모집이 한창인 지금, 독특한 AI 교육 시스템에 대해 알기 위해 이지석 아이펠 교장을 만났다.

직장과 실무에 필요한 AI 개발자 양성

직책이 교장이었기 때문이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덤블도어와 같은 멋진 수염을 가진 모습을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만난 모습은 달랐다. 인상 좋은 윤리 선생님 같았다. 의외라는 질문에 이 교장은 "(직책을) 학장으로 하려다가 너무 어려워 보여 교장으로 했는데 처음 만난 분들은 다들 신기해하십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AI 학교인 아이펠에 대해 이 교장이 처음 말한 단어는 '태도'였다. AI도 교육도 아니었다. 그는 "아이펠은 태도가 좋은 사람을 만드는 학교"라고 설명했다.

아이펠은 교육 기간이 한 기수당 6개월이다. 이 기간에 수강생들은 전반기 과정과 후반기 과정을 거치며 AI 교육을 받는다. 이 교장은 이 기간 중 AI를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태도를 배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태도는 '공부에 대한 태도'와 '사람에 대한 태도'다. 

아이펠이 공부에 대한 태도를 강조하는 이유는 AI 개발자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 직업이어서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속도가 빨라 AI 개발자에게 공부는 필수 항목이라는 게 이 교장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6개월간 AI 교육을 수료한 이들은 실무자 관점에서 볼 때 이제 주니어 개발자이기 때문에 향후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에 대한 태도는 실무를 위해서다. 이 교장은 능력이 매우 뛰어난 개발자가 아닌 이상 실무를 할 때 협업과 소통이 필요하므로 커뮤니케이션 훈련도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펠을 시작하기 전 모두의연구소에서 개발자 채용을 했었고,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면서 "단순한 AI 개발자가 아닌, 회사와 실무에 필요한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이펠 강남캠퍼스, 양재캠퍼스, 대전캠퍼스, 인천캠퍼스. (사진=아이펠)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이펠 강남캠퍼스, 양재캠퍼스, 대전캠퍼스, 인천캠퍼스. (사진=아이펠)

쏘카·엔비디아와 실무 연계 교육 진행

실무를 위한 교육을 위해 아이펠이 준비한 커리큘럼 중 하나는 기업과 연계다. 3기를 모집 중인 강남 캠퍼스는 쏘카와 인천 캠퍼스는 엔비디아와 협업을 구축했다.

강남 캠퍼스는 쏘카에서 활용하는 AI 시스템을 연계한 교육을 진행한다. 수강생들은 수강 기간인 6개월 동안 쏘카의 데이터 분석, AI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을 수료하게 되면 쏘카에 입사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이 교장은 "강남 캠퍼스에서는 심화학습을 쏘카 데이터에 맞게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최종 계획은 쏘카 본사에서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쏘카에서도 이번 교육을 통해 채용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 캠퍼스에서는 엔비디아와 협업한 교육이 준비돼있다. 여기서는 엔비디아의 젯슨 AI 교육 프로그램을 받게 된다. 수강생에게 젯슨 나노 2GB 개발자 키트가 무료로 지원된다. 수강생들은 이 키트로 한국어 교육 과정, 튜토리얼 및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AI 기술을 배우게 된다. 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엔비디아 딥러닝 인스티튜트(DLI)의 ‘젯슨 AI 스페셜리스트’ 공인 인증서도 취득할 수 있다.

이 교장은 "엔비디아는 채용 연계까지는 아니지만, 젯슨 나노를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며 "AI를 엣지에서 가동하는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사 없이 선배·동료들과 토론으로 수업

아이펠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는 강사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교재에 강점이 있다.

아이펠에서 사용하는 교재는 모두의연구소에서 AI 연구를 하는 개발자들이 만들었다. 아이펠은 모두의연구소에서 연구하는 개발자 중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는 이들을 선발했다. 구글과 카카오 등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부터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까지 다양한 이들이 모였다.

AI 교육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이론을 배우지 않는다. 자전거를 탈 때 체인이나 페달 등 부품을 먼저 공부하지 않고 한 번 타보고 배우듯, AI도 수강생들이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한다. 처음 과정이 '인공지능과 가위바위보' 하기다. 이 과정을 계속 하나씩 해결해나가면 어느새 기본 학습이 끝나고 심화학습으로 넘어가게 된다.

아이펠은 AI 과정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준비했다. (사진=아이펠)
아이펠은 AI 과정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준비했다. (사진=아이펠)

강사가 없는 만큼, 수업은 학생들의 토론으로 진행된다. 단 이들을 도와줄 존재는 있다.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다. 이들은 학습을 먼저 진행해 본 선배들이다. 선배들이 후배들을 도와가며 수업을 한다. 퍼실리테이터 중 리더는 모두의연구소 개발자가 담당하고 있다.

이 교장은 "수강을 마친 사람 중에 다시 한 번 공부를 하면서 돈도 벌고 싶은 사람이 퍼실리테이터로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퍼실리테이터는 취업을 할 때 커리어에도 도움이 돼 참여율이 높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이 토론을 하며 AI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아이펠)
수강생들이 토론을 하며 AI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아이펠)

연령과 학벌 차별없는 학교...'의지'가 중요

아이펠 교육은 고용노동부 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아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문래 캠퍼스의 경우 2기 모집 때 5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아이펠은 학생을 모집할 때 연령과 학벌을 보지 않는다. 코딩을 잘한다고 뽑지도 않는다. 배우려는 의지가 강한 학생을 뽑는다. 이러한 학생을 선별하기 위해 면접에서 코딩 테스트를 하지 않고 토론을 시킨다. 질문도 AI에 대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성공한 경험' 등을 묻는다.

이 교장은 "잘 하는 사람은 대학교나 기업에서 뽑으므로 우리는 실력보다 의지가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아무런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AI를 공부하면서 수학은 필수 항목이어서 최소한 수학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과 프로그래밍 언어 경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누구나 AI 배우는 사회 만들 것"

아이펠의 존재 이유는 'AI 교육 대중화'다. 주변에 AI 교육기관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이 없도록 교육을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앞으로 캠퍼스도 울산이나 제주 등 지역을 중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교장은 "너무 서울에만 있으면 몰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최근 지자체 요청에 거절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해외에 진출해도 AI 교육환경이 잘돼있는 미국보다 개발도상국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면서 "AI는 국가나 지역에 상관없이 잘하면 인정받을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누구나 차로 1시간 내에서 AI 교육을 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이지석 교장. 끝으로 그는 AI 기술개발 속도가 빠르고 가능성이 많은 만큼, 이 영역을 몰라서 뒤처지는 사람이 없도록 모두에게 AI를 알리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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