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프로젝트팀이 로봇이 직접 팔·다리를 설계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자신의 신체구조를 창조할 수 없는 인간과 달리 용도에 따라 맞춤형 디자인 및 설계가 가능한 구조다. 익스트림테크는 1일(현지시간) 이같은 소식을 보도하며 로봇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나 추측을 배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로보그래머’라는 이름을 붙였다. 로봇과 프로그래머의 합성어다. MIT 연구팀은 로보그래머를 미끄러운 바닥이나 층이 많은 계단 등이 있는 VR 플랫폼에서 테스트했다. 복잡한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도록 스스로 몸 구조를 설계했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첫 번째 실험에서 로보그래머는 주어진 가상 부품을 사용해 ‘쓸모 없는’ 로봇을 만들어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MIT 엔지니어들은 거미, 지네 등 절지동물에서 영감을 얻어 알고리즘을 수정했다.
그 결과 로보그래머는 부드러운 지형을 밟을 때는 몸을 도마뱀처럼 부드럽게 움직였고 바닥 틈새를 건널 때는 다시 단단하게 변화시켰다. 얼음처럼 차가운 표면을 밟을 경우에는 두 팔을 사용해 몸을 앞으로 끌어당긴 다음 바다코끼리처럼 미끄러지듯 이동했다.
로보그래머가 VR 플랫폼에서 움직이는 실험 영상. MIT 연구진은 절지동물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어 로보그래머를 거듭 수정했다.
연구팀은 로보그래머가 만든 설계가 기본 수준에서 기능하도록 ‘그래머 그래프’라는 기술을 도입했다. 마지막 단계를 수행하기 위해 로보그래머는 효율적인 전방 이동을 우선시하는 ‘모델 프리딕션’이라는 컨트롤러 알고리즘으로 모든 설계를 시뮬레이션 했다.
이 사이 연구진은 ‘그래프 휴리스틱’이라는 기능으로 설계가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한 보조역할을 맡았다. 앞으로도 휴리스틱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떠한 디자인·설계가 작동에 적합한지를 찾아 기능을 향상시키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오는 1월 팀을 이끈 MIT의 컴퓨터 과학 및 AI연구소(CSAIL)의 앨런 자오가 ‘2021 시그래프 아시아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면서 더욱 자세히 알려질 예정이다. 자오는 로보그래머에 대해 “아직까지는 완벽하게 혼자서 디자인을 할 수는 없는 단계”라고 밝혔다. 팔, 다리를 연결하는 볼트나 너트 같은 부품 설계까지는 어렵다는 것이다.
자오는 그러나 “로보그래머가 완전히 가상의 물체를 디자인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래머 그래프를 이용해 비디오 게임을 위한 로봇까지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