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장수하는 요인에 대해 연구하는 영국 소재 딥롱제비티가 비슷한 성격의 미국·홍콩 연구소와 함께 AI를 활용한 신체적·주관(심리)적 나이를 예측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합동 연구팀은 연구진행과 결과에 관한 논문을 지난 8일 노화연구전문사이트 에이징어스(aging-us.com)에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연구팀은 인간의 연령을 세 그룹(25세~39세, 40세~64세, 65세~75세)으로 나눴다. 연구대상은 ‘미국에서의 중년의 삶(MIDUS)’이 보유한 다양한 연령과 성별의 데이터였다. MIDUS는 미 연방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건강과 질병 원인 등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딥롱제비티가 이끈 합동연구팀은 세 그룹의 시간적·주관적 나이를 예측하기 위해 동일한 50여개 특징을 적용했다. 이들은 거주지역부터 직업, 신체사이즈 등을 포함해 성격과 성생활 등의 항목을 적용했다.
합동연구팀이 이용한 AI는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 DNN)이다. DNN은 입력층(input layer)과 출력층(output layer) 사이 여러 개의 은닉층(hidden layer)으로 이뤄진 인공신경망이다. 하위계층의 특징을 규합시키는 데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어 주로 분류나 수치예측을 위한 연구에 쓰인다.
이번 연구에도 DNN 신경망은 효과적이었다. 연구팀은 한 사람이 한 그룹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심리적·신체적 건강을 측정하기 위해 별도로 두 개의 DNN 신경망을 훈련시켰다. DNN은 실제 시간에 따른 노화를 측적하는 사이코에이지(Psycho Age)와 심리 및 개별 건강상태에 따른 주관적 서브에이지(Subj Age)에 적용됐다.
실험 결과 여지껏 MIDUS가 축적한 데이터는 높은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MIDUS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자료를 기반으로 예측한 미국인의 정신적·신체적 연령은 실제와 근접했다. 평균절대오차(MAE) 범위는 0.74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또 MIDUS 자료를 기반으로 분류한 3개 연령대 그룹에 동일한 변수 세트를 도입했다. 이들은 결혼유무를 비롯해 고혈압이나 당뇨 질환 유무, 스트레스, 체질량 지수 등 건강을 결정 짓는 7가지 핵심 요소를 도입해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7가지 핵심 요소 중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노화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혼’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나 초기 사회활동과 인간관계를 맺는 25세~39세 사이 사람들이 결혼유무에 관해 정신적 스트레스 지수가 제일 높았다. 이는 곧 편두통 같은 증상이나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변화하는 등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이 연령대에 속한 사람들은 40세~64세, 65세~75세 그룹보다 더 유동적인 노화개념을 갖고 있기도 했다. 합동연구팀은 이와 관련한 깊이 있는 연구를 추후 프로젝트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시기에 형성된 결혼유무 등의 7가지 핵심 요소를 얼마만큼 컨트롤 하느냐에 따라 다음 연령그룹에 속했을 때 사회적 상호작용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한 예로 25세~39세 시기에 우울증이나 신경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약물치료 처방을 받은 사람은 40세~64세 시기 이직율이 높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DNN은 스스로 세대 및 연령 관련 변화를 구별하거나 인간의 장수요인과 프로게로이드(가속 노화 장애 증후군) 특징 사이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다”며 “때문에 변화과정에서의 중요도를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설정과 검증을 엄격하게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DNN은 주관적인 가설 생성과 생물학적 관련을 조사·검증을 위한 강력한 도구”라며 “이러한 도구와 방법들은 정신의학, 장수학, 심리학, 심리생리학 등 광범위한 연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