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감도. (사진=광주시 제공).
광주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감도. (사진=광주시 제공).

인공지능 광주 시대의 서막을 열 '인공지능 특화 데이터센터'가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본격 착공된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은 최근 광주 인공지능 집적단지 핵심 시설이 될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사업자로 NHN㈜을 선정했다.

NHN은 이달 중 착공과 함께 기업 등에 본격적인 지원 서비스를 시작한다. 데이터센터는 923억원을 들여 첨단 3지구에 조성된다. 컴퓨팅 연산 능력 88.5PF(페타플롭스), 저장 용량 107PB(페타바이트)를 구축해 스타트업, 중소·중견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의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88.5 PF는 1조에 8경8천500조번의 부동(浮動) 소수점 연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팅 시스템인 한국 과학기술 정보연구원의 누리온 5호기의 25.7 페타플롭스(세계 17위)보다 뛰어난 세계 10위 수준이라고 광주시는 전했다.

광주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첨단 3지구.
광주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첨단 3지구.

NHN은 2022년까지 클라우드 서비스로 8.85 PF, 10.7 PB를 제공하며 데이터센터가 준공되는 2022년 말부터 계획 용량 규모의 시스템을 지원한다. 인공지능 서비스와 제품 개발에 필요한 도구, 데이터 수집·가공·분석에 필요한 빅데이터 기능도 올해부터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기업들에 제공하기로 했다.

NHN은 또 2023년까지 인공지능 연구개발센터를 광주에 설립하고 자사는 물론 광주 인공지능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구개발을 돕고 2029년까지 매년 30명 이상 지역인재를 연구 인력으로 채용한다.

광주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사 방역에 적외선 카메라와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인공지능 로봇을 도입했다. (사진=광주시 제공).
광주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사 방역에 적외선 카메라와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인공지능 로봇을 도입했다. (사진=광주시 제공).

이와 함께 ▲우수 인공지능 기업유치를 위한 활동 및 기업 지원 프로그램 공동 운영(사업화 지원, 직접 투자 등) ▲광주 인공지능 실증도시 플랫폼 개발 제공 ▲지역기업 및 광주시와 정부 인공지능 과제 기획 및 공동 발굴 등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NHN 정우진 대표이사는 "인공지능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에 사업자로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며 "국내 클라우드 산업과 광주의 인공지능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회사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섭 시장은 “데이터센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제공되는 2021년은 인공지능 광주시대를 여는 원년이 될 것이다”며 “광주로 이전하거나 계획된 65개 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중소·중견기업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집적단지를 중심으로 광주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HN은 지난 2019년 11월 27일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2000여 명의 내외부 개발자 및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당시 정우진 NHN 대표는 '일상 속 AI'를 비전으로 패밀리 토크를 진행했다. 그의 패밀리토크를 시작으로 19개 분야 총 47개 발표 세션이 진행됐다. (사진=NHN 제공).
NHN은 지난 2019년 11월 27일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2000여 명의 내외부 개발자 및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당시 정우진 NHN 대표는 '일상 속 AI'를 비전으로 패밀리 토크를 진행했다. 그의 패밀리토크를 시작으로 19개 분야 총 47개 발표 세션이 진행됐다. (사진=NHN 제공).

◇ 데이터센터 구축·운영할 NHN, 어떤 회사?…"일상 속 AI 구현"
"아침에 ‘벅스’ 음악을 듣고 출근해 점심 때 ‘페이코’로 결제해 먹고 회사 업무는 협업툴(메신저) ‘두레이’로 하고 클라우드인 ‘토스트’ 인프라 위에서 협력사와 회의하고 ‘한게임’으로 게임을 즐긴다. 또 ‘티켓링크’로 예매한 공연을 보거나 ‘여행박사’로 휴가 계획을 세우고 ‘NHN 고도’ 쇼핑몰에서 쇼핑한다"

정우진 NHN 대표가 지난 2019년 한 컨퍼런스에서 밝힌 자신의 하루 일상이다. 그는 “NHN의 모든 서비스는 오늘을 만드는 기술에서 시작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우리만의 속도로 성공했고, 어제보다 조금 더 유익하고 즐거운 오늘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것, 일상을 보다 윤택하게 제공할 수 있는 것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상 속 AI'라는 비전을 내세운 NHN은 어떤 회사일까. 대중들에게 NHN을 물으면 네이버라고 답한다. 과거 네이버와 NHN은 같은 회사였다. 그러나 지난 2013년 8월 네이버와 NHN엔터로 분리된 뒤 두 회사는 서로의 지분 정리에 나서면 확실한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해 나갔다.

현재는 경쟁사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NHN은 분리된 뒤 각종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그 결과 2014년 5500억 원 수준이던 매출이 2018년 1조 2646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뛸만큼 성장세가 무섭다. 또, 원활한 분사와 인수합병, 투자 덕분에 50개 기업이 뭉친 패밀리사가 됐다.

클라우드 서비스, 간편결제, 벅스 등 게임 음원 서비스 등 IT서비스 종합회사다. NHN은 크게 게임·결제 및 광고·콘텐츠·커머스·기술·기타 분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중 NHN의 대표 사업을 꼽으면 게임·페이코(결제)·벅스(콘텐츠)·토스트(기술)·NHN고도(커머스)를 꼽을 수 있다. 

박근한 NHN 기술연구센터 이사가 구랍 14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자사 기술 컨퍼런스 'NHN 포워드'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NHN 제공).
박근한 NHN 기술연구센터 이사가 구랍 14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자사 기술 컨퍼런스 'NHN 포워드'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NHN 제공).

NHN의 최근 사업 전 분야에 걸쳐 AI를 개발하고 있다. 박근한 NHN 기술연구센터장은 구랍 14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자사 기술 컨퍼런스 'NHN FORWARD(포워드)'에서 "모든 개발자들이 AI 연구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AI 개발은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즉 AI 전문조직이나 전문가들을 키우고 확보하기 보다는 AI 연구조직과 서비스 개발조직이 함께 협업하는 구조를 통해 전사적으로 모든 개발자가 AI개발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NHN은 바둑에서부터 손금 및 관상, 패션 검색 기능 등에 AI를 적용해왔다고 밝혔다. 바둑 AI '한돌'은 지난 2017년 12월 NHN에서 공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마찬가지로 머신러닝 기법이 적용됐다.

NHN이 개발한 AI 바둑 프로그램 '한돌'은 이세돌 9단과의 최종 은퇴 대국에서 불계승로 승리했다.
NHN이 개발한 AI 바둑 프로그램 '한돌'은 이세돌 9단과의 최종 은퇴 대국에서 불계승로 승리했다.

한돌은 잘 두는 바둑 AI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준의 사용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급수별로 개발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말 이세돌 구단과 은퇴경기를 함께한 이력도 있다. 또 이미지 기반 기술 연구의 일환으로 자사의 쇼핑몰에 사용하기 위해 상품의 이미지를 비슷한 제품을 검색해주는 AI 서비스도 개발했다. 

아울러 AI 기술 개발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박 센터장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반드시 작은 문제로 나누고, 작은 성공을 해보면 좋다"면서 "이를 통해 어떤 기술이 어떻게 내 서비스에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고, 전체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어 다음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응용 기술들을 통해 수많은 기업, 사람들이 실질적인 기술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NHN의 AI기술 연구가 추구하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NHN 판교 사옥.
NHN 판교 사옥.

더불어 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을 위해 전문교육기관 'NHN 아카데미'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NHN은 오는 7월 경남 지역의 대학 등과 협력해 'NHN 아카데미 경남센터'를 개소하겠다고 밝혔다. NHN 아카데미는 대학과 연계, 컴퓨팅 분야의 비전공자에게 IT 교육 및 취업 기회를 제공하며, 중소기업 대상의 IT 직무 교육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NHN은 IT 인재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 IT 비전공자에게 IT 기초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NHN아카데미를 통해 실전 훈련을 받은 후 다양한 IT직군으로의 취업기회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추후 타 지역 거점 센터에도 순차적으로 개소하겠다는 입장이라, 광주 지역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인력 양성 센터도 기대해볼 만하다. 

진은숙 NHN 최고기술책임자(CTO)는 "NHN아카데미는 NHN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질의 실무 교육을 전수하며, 국내 IT 산업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겠다"며 "특히 지역 중심의 우수 인재 양성과 고용을 성공시킨 첫 사례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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