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조성사업의 성공을 위해 적절한 부지 제공, 특화 분야 집중 육성, 고급인력 확보 3박자가 시급히 이뤄져야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의 성공사례에서 교훈을 찾아봐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는 최첨단 정보기술(IT) 기업이 집결한 성공적인 산업단지로 평가 받고 있다. 판교에 몰려든 IT기업들로 인해 좋은 일자리가 생겼고, 2030세대가 몰리면서 수도권 2기 신도시 10곳 중 유일한 ‘자족 도시’로 성장했다.
경기도가 지난해 발표한 입주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입주기업은 1259곳으로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은 107조2000억원에 달한다. 1176곳이 첨단업종으로 IT 기업이 830곳(65.9%)으로 가장 많았고 ▲문화콘텐츠기술(CT) 기업 165곳 ▲생명공학기술(BT) 기업 164곳 ▲나노기술(NT) 기업 17곳 순이다. 상시 근무하는 직원 수는 6만 4497명이고, 20~30대 근로자 비율이 64%로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판교 테크노밸리’가 이처럼 성장하게 된 배경으로 지자체 주도하에 전략적인 단지 개발이 이뤄졌다는 점을 꼽았다. 저가 토지 공급, 업종범위 제한, 인력 확보 등 크게 3가지 전략을 필두로 기업이 마음껏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는 것. 시세보다 낮게 부지를 분양했고, IT·CT·NT 등으로 유치 기업들의 업종을 제한해 특정 산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었다. 공룡 기업들이 판교에 들어와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자 젊은 층이 유입됐고, 상권은 자연스레 활성화됐다.
66만㎡ 규모의 ‘판교 테크노밸리’ 부지가 저가로 공급돼 기업들의 관심이 높았고, 조기 분양에도 성공했다. 3.3㎡당 평균 952만원대로, 당시 강남 테헤란밸리의 평당 임대료와 비교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이에 기업들은 초기에 토지를 거의 매입했다. 또 대형 블록과 개별 필지를 함께 조성하는 복합형 공급으로 수요자 맞춤형 단지를 조성했다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IT, 바이오, 엔터테이먼트 등 첨단산업 기업들만 업종범위를 제한해 다른 산업단지와 차별을 뒀다. IT R&D분야의 양질의 일자리에 서울 고급인력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IT업계에 종사하는 구매력 있는 20~30대가 유입되면서 상권이 활성화됐다.
광주도 ‘국가 인공지능 산업 융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2025년까지 4116억원(국비 2798억·시비 910억·민자 408억)이 투입해 첨단 3지구에 대지 4만6천200㎡, 건축면적 2만4천820㎡ 규모로 조성된다.
앞서 판교성공 사례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적절한 부지제공, 집중육성 분야, 고급인력 확보가 성공 요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등 3대 주력산업과 AI를 융합해 지역 경제 혁신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인프라 측면에서 유치 기업들의 특별한 업종제한은 두고 있지 않다.
광주시는 AI 사업의 성공이 AI 인재 확보에 달렸다며,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전남대, 조선대 등 지역 대학들은 올해 첫 AI관련 학과 신입생을 모집했다. 또 지난해 9월 광주과학기술원(GIST) AI대학원이 설립돼 내년 8월에 첫 졸업생이 나온다. AI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인공지능사관학교에서도 15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러한 인재들이 유출된다면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단기적으로 실무 인재를 양성해 광주 AI 기업들의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AI사관학교도 수료생 중 취업자 과반수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갔다.
광주시는 세계적인 수준의 AI데이터센터로 기업들을 유인하고 있다. 79개의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광주에 43개 기업들이 법인을 설립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기업들은 광주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철 나무기술 대표는 “광주로 온 기업들이 어떻게 수익성 모델을 만드냐가 핵심”이라며 “수익성 모델이 없으면 기업들은 광주를 바로 떠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가 AI 단지를 크게 활성화 하려면 기업들이 놀 수 있는 터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며 “판교의 성공사례를 배워 기업들을 저가나 저리로 들어오게 하고, AI 인력들이 밖으로 유출이 안 되게 하는 여건을 만들어 주면 충분히 국내 최고의 AI 단지로 성공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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