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AI 연구원에게 사내 시스템 접속금지 처분을 내려 논란이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AI윤리 사업부의 총 책임자 마가렛 미첼이 수천 개 사내 파일을 공유했다며 접속을 차단시켰다. 일각에서는 그가 지난달 해고당한 AI윤리 공동대표 팀닛 게브루 박사의 열렬한 지지자이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글 대변인은 20일 성명을 통해 “구글 보안 시스템은 데이터 처리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될 시 자동으로 사원 계정을 잠금처리한다”며 “우리는 어제(19일) 한 사원이 수천 개 파일을 외부계정으로 공유한 흔적을 발견해 이를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에게 직접 통보했고, 추가적으로 세부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앞으로 2~3일 더 접속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변인이 밝힌 수천 개 파일은 게브루 박사 해고와 관련한 각종 문서다. 미첼 연구원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팀닛 해고에 결정적 ‘단서’가 될 만한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글을 남긴 바 있다. 이를 놓고 제프 딘 부사장을 비롯한 구글 지도부와 미팅을 갖겠다는 계획이었다.
미첼은 “나와 팀닛은 이 문건을 공개하는 것이 사건을 계속 수면 위로 끌어올려 모두에게 심각성을 느끼게 하는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첼은 게브루 해고 조치 이후 구글의 부당한 조치와 게브루 연구팀의 논문내용을 언급하며 AI편향 문제에 관해 발언을 아끼지 않은 인물이다.
게브루 박사는 곧바로 미첼 연구원을 위한 트윗을 올렸다. 그는 “미첼이 시스템에 차단됐다”며 “앞으로 회사로부터 사임을 종용하는 이메일을 받게 될 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게브루는 문제의 논문작성 후 한 임원으로부터 자진사퇴를 암시하는 이메일을 받아 원치 않게 구글을 떠났다. 이후 게브루는 “미첼은 아직 해고당하지는 않았지만 며칠 더 차단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다시 트윗을 작성했다.
게브루 사퇴 이후 구글과 알파벳 직원이 모여 지난 4일 결성한 AWU(Alphabet Workers Union) 노조도 구글 대변인과 같은 날 성명을 발표했다. AWU는 “구글의 이같은 결단은 미첼 연구원의 명성을 더렵히려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는 미첼뿐 아니라 AI기술을 좀더 윤리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사람들을 향한 공격”이라고도 했다.
게브루 박사 해고는 구글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내 4300여명 학자, 시민단체 회원들이 “해고를 철회하라”며 탄원서에 서명했고 2700명 이상의 구글러도 이에 동참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도 “사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경과를 조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