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인 나의 아이돌이 컴백했는데 알고보니 인공지능(AI)이라면 기분이 어떨까.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명 팝가수 타린 서던(Taryn Southern)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자신의 ‘인공지능(AI) 클론’을 공개했다. 하루 새 12만 조회 수를 돌파한 해당 영상에서 타린 서던은 "일상 영상을 올리기로 그만둔 지 5년 만이다"라고 말했다.

(영상=타린 서던 유튜브 채널)

타린 서던은 세계 최초로 데뷔앨범 전곡을 AI 작곡 플랫폼으로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7년 앨범 ‘나는 AI다(I AM AI)'를 시작으로 가수에 데뷔했다.

그는 2019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4~5년 전 유튜브에 유쾌한 모습의 영상을 주기적으로 업로드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SNS을 통해 자신의 투병 생활 등 소소한 이야기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런 그가 유튜브 영상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영상 속 그는 데뷔앨범 제목처럼 진짜 AI가 됐다. AI기술 기반으로 인조 캐릭터를 제작하는 스타트업 아워원(Hour One)과 협력해 제작한 영상이다.

영상 속 타린 서던은 “나는 더이상 진짜 사람이 아니다. 1280 x 720 픽셀에 살고 있는 AI의 피조물이다” 라고 말하며 영상 속에서 자유자재로 얼굴과 성별을 바꾸기도 하고, 사용하는 언어를 바꾸는 모습을 보여줬다.

영상에 등장하는 타린 서던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말하고 눈을 깜박인다. 하지만 실제 그는 영상 촬영에 임한 적도, 말한 적도 없다. 영상 속 말하는 인물은 AI 기술로 구현한 ‘포토 리얼 디지털 휴먼(Photoreal Digital Human)’ 캐릭터다.

AI 클론 영상을 제작한 건 2019년 설립된 스타트업 아워원이다. AI 기술 기반으로 인조 캐릭터 제작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5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장 유망 기업으로 손꼽힌다.

온라인을 통해 아워원이 제작한 AI 캐릭터가 실제 인간과 구분이 가능한지 비디오 ‘튜링테스트’를 체험할 수 있다. 튜링테스트는 AI가 사람의 능력을 갖췄는지 판별하는 실험을 뜻한다. 해당 테스트에서는 아워원이 제작한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 인조 캐릭터인지 실제 인간인지 맞히는 식으로 진행된다.

AI 클론 제작 메이킹 필름의 한 장면(사진=타린 서던 유튜브 영상 캡처)
AI 클론 제작 메이킹 필름의 한 장면(사진=타린 서던 유튜브 영상 캡처)

AI 클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간단한 사전 촬영과 목소리 녹음만 있으면 된다. 타린 서던은 유튜브 채널에 AI 클론 제작 과정을 영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크로마키 앞에서 여러 각도로 얼굴을 본딴 뒤, 노래를 부르고 대사 몇 마디를 읊으면 AI 클론을 만들기 위한 준비가 끝난다.

아워원은 AI 클론 제작을 통해 촬영 없이도 자신의 모습을 영상에 등장시킬 수 있다고 소개한다.

(사진=타린 서던 유튜브 채널 영상 댓글)
(사진=타린 서던 유튜브 채널 영상 댓글)

타린 서던의 AI 클론 영상에 팬들은 반가움, 두려움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댓글 속 한 팬은 “그 무엇보다도 소름돋게 하는 것 같아”라고 반응한 반면 “WOW!? 할 말을 일었어, 너무 신나” 라며 반가워했다.

한편으로는 실제 사람을 기반으로 AI 클론을 제작하는 게 ‘딥페이크’ 오용 문제와 같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논란에 대해 카메라 이슈를 다루는 매체 페탈픽셀(Petal Pixel)의 보도에 따르면 아워원 측은 자사 기술에 대해 “딥페이크는 대상 얼굴을 가져와 기존에 녹화된 영상을 오버레이한다”라며 “우리 기술은 실제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콘텐츠를 만드는 독창적인 기술이다” 라고 입장을 밝혔다.

AI타임스 장희수 기자 heehee2157@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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