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로 걸음걸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질병 발생을 경고하고 장기적인 질병의 변화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같은 기술은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들의 보행을 돕고 낙상 사고를 방지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총장 김기선) 헬스케어로봇센터의 김문상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연구팀이 AI 기반의 보행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의 신발 센서나 바닥압력센서, 모션캡처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해, 가격과 정확도 등의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보행 분석 시스템은 적외선 빔을 송출한 후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통해 대상의 깊이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RGB-D 센서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획득한 3차원 골격정보를 순환신경망 알고리즘(Recurrent Neural Networks)에 입력하는 딥러닝 기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95% 이상의 정확도로 6종 병적 보행을 분류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센서 단독 시스템뿐만 아니라 지능 로봇에 부착해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해당 보행 분석 시스템은 대상자가 정해진 경로를 자연스럽게 걷는 동안 RGB-D 센서가 신체의 모든 부위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측정한다. 연구팀은 기존에 개발해 광주고령친화센터에 설치‧운영한 6대의 RGB-D 센서 기반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하나의 센서로 대체해 실용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4년간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 ‘경도인지장애‧치매환자의 정서 행동 안정 및 인지기능 증진을 위한 로봇 기술 개발’ 사업의 결과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국내 및 특허협력조약(PCT) 특허가 출원됐고, 2편의 관련 SCI 논문이 출판됐다.
올해 3월부터 해당 시스템을 부산 고신대병원에 설치, 향후 3개월간 200명 이상의 전정기관 이상 환자와 정형외과 환자의 데이터 수집을 통해 실증데이터를 분석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관련 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김문상 교수는 “광주지역은 물론 타 지역의 관련 병원 등에도 추가 설치해 광주시에서 추진하는 인공지능 산업단지 구축사업 가운데 헬스케어 R&D 분야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니 인터뷰】 김문상 지스트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 AI 기반 보행 분석 시스템의 강점은.
이 시스템은 비접촉식으로 대상 환자의 움직임을 매우 간단하고 정교하게 측정 가능하다. 예를 들어 걸음걸이 이상이 알츠하이머로부터 온 것인지, 고관절 이상에서 온 것인지 등을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러한 걸음걸이 이상을 판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낙상 등의 위험을 미리 예측하게 한다는 데 강점이 있다.
◆ 어떤 분야와 접목될 수 있나. 더불어 기대 효과는.
병원 재활의학과와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단 보조로 사용 가능하다. 또 재활로봇 등의 측정 장비에 통합돼 활용할 수도 있다. 노인복지관 등에 간단히 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노인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번 연구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올해 3월부터 부산 고신대학교 이비인후과에서 실제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이 같은 전문 의료인과의 협업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또 실용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시스템을 간단하게 만들고 실시간으로 대응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일 역시 어려운 부분 가운데 하나였다.
◆ 향후 연구 계획은.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고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그리고 향후 이 기술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도 수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