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은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신기술이 집대성된 자리였다. IAA 모빌리티는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행사인 프랑크프루트모터쇼의 전신이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초로 오프라인 전시장을 꾸며 세계 유명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다양한 모델을 공개하도록 했다. 비록 테슬라·도요타는 불참했지만, 자율주행 기술과 탄소중립을 향한 미래 전략을 알기에 충분했다. 국내 현대를 비롯해 주요 참가업체가 공개한 각양각색의 미래차를 소개한다.
◆ 100% 재활용 소재로 탄생.. BMW i비전서큘러
BMW는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소재로 만든 ‘i비전서큘러’를 공개했다. 이 준중형 해치백은 현재 업체가 출시 중인 전기차 i3를 잇는 차세대 시리즈. i3와 다른 점이 있다면 차체부터 재활용이 쉬운 알루미늄으로 제작한다는 것이다. 배터리와 그 외 부품도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그래서 모델명도 순환을 뜻하는 서큘러(Circular)라고 붙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지만 내부는 널찍하게 제작됐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 팩을 장착이 가장 큰 이유지만 승차감도 고려했다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업체는 오는 2025년부터 i비전서큘러 라인업을 출시할 계획이다.
◆ 폭스바겐, 아르고AI와 자율주행차 ‘ID 버즈’ 공개
폭스바겐과 아르고AI의 합작으로 탄생한 ID 버즈 미니밴 소개 영상. (출처=ArgoAI 공식 유튜브 채널).
폭스바겐은 라이다 센서 제조업체 아르고AI와 협업해 개발한 레벨4 자율주행차 ‘ID 버즈’를 공개했다. 폭스바겐이 1963년 처음 선보인 미니밴 ‘마이크로버스’와 비슷한 크기이지만 더 이상 매연을 뿜어내는 자동차가 아니다. 업체에 따르면 ID 버즈는 2025년부터 라이드 헤일링(ride hailing, 무인 호출 택시) 전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 전기차에는 라이다 센서 6개, 레이더 센서 11개, 그 외 카메라 14개가 장착돼 사람보다 더 정확히 주변환경을 감지하고 그에 맞춰 주행한다. 특히 차량 지붕에 달린 아르고AI의 고성능 라이다는 최장 400m 앞까지 내다볼 수 있다. 폭스바겐은 ID 버즈를 자율주행 레벨4에 해당하도록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 2025년? 현대차, 그보다 앞선 2023년부터 로보택시 상용화 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앱티브(Aptiv)사와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한 후 공동제작한 로보택시 ‘아이오닉5’를 선보였다. 이어 해당 차량을 2023년부터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오닉5에는 라이다·레이더를 합한 30개의 센서가 달렸다. 폭스바겐의 ID 버즈처럼 모든 주행을 총 관리·감독하는 라이다 센서를 지붕에 노출시켰다. 모든 센서가 360°로 회전하며 차량 주변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 움직인다.
현대의 자율주행 기술은 지난달 미 자동차공학회(SAE)로부터 레벨4 인증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과로 현대차는 지난 6월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 “2024년부터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것보다 1년 빠르게 로보택시 상용화를 앞당기게 됐다. 업체는 2023년부터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에 아이오닉5를 공급할 예정이다.
◆ 2023~2025... 빨라진 자율주행 상용화 시기만큼 법적 틀 시급
영국의 기술 분야 시장조사기관 IDTechEx는 최근 ‘자율주행차, 로보택시와 센서 2022-2042’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발표하며 자율주행 상용화가 곧 현실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자율주행차량 제조 속도와 관련 기술 수준을 봤을 때 “이르면 2024년까지 인체 안전 수준과 일치하거나 그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IDTechEx는 이후 성장이 지속된다면 2046년까지 미국 내에서 자율주행차량 소유자가 늘어나 연간 3조 마일을 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업체의 기술력을 봤을 때 앞으로 2, 3년 안에 자율주행차량이 충분히 보편화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동시에 새로운 규제 정립이 필수로 자리잡으면서 기업과 당국 간 마찰도 피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자율주행차량은 전 세계 모든 교통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뛰어난 성능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겠지만, 한편으로 각종 사고 위험을 방지하는 법안이 정립되는 시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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