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처럼 AI도 지능과 육체가 결합해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준 연구가 소개됐다.
세계적인 저명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가 가상 시뮬레이션에서 AI 지능 진화 과정을 형태론적으로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아그림 굽타(Agrim Gupta) 미 스탠퍼드 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주도했다. (원문 링크).
굽타 교수는 "AI 지능은 단순한 시뮬레이션에서 훈련하는 것보다 복잡한 환경에서 높은 수준으로 진화한다" 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이를 실제로 로봇 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육체' 없는 AI가 어떻게 진화하나?
동물은 진화했다. 치타는 얼룩말을 잡기 위해 빨리 달릴 수 있는 체형으로 진화했다. 사막 여우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귀가 얇고 길어졌다. 인간도 도구를 사용하면서 손, 발, 귀가 현재 모습으로 변했다. 모든 생물은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으려 하는 정신력과 육체가 가진 적응력이 결합해 진화한다.
인공지능은 어떨까? AI는 ‘육체’가 없어 확인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자연어 처리나 기계학습은 일반적으로 컴퓨터 안에 있는 실리콘 칩에서 이뤄진다. 동물처럼 눈에 띄는 진화 현상을 직접 볼 수 없다는 말이다.
굽타 교수 연구팀은 의문점을 품었다. AI 지능이 진화하는 것도 동물처럼 육체와 연결될까? 인공지능도 진화하면 다음 세대에 물려주나? 그렇다면 컴퓨터 과학자들은 어떻게 더 똑똑한 AI를 개발할 수 있을까?
연구진은 '유니멀(Unimal)' 이라 하는 모형 576개를 만들었다. 유니멀은 인공지능을 시각화한 가상 육체다. 몸통과 머리만 있는 원통형이다. 모두 같은 신경 구조와 학습 알고리즘으로 이뤄졌다. 동일한 지능 수준으로 실험을 시작한 셈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외적인 모양이 각각 다르다. 연구진은 유니멀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훈련했다. 이를 통해 '육체(가상 신체)'를 갖는 게 유니멀의 지능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연구진은 이 실험에 '심층진화강화학습(Deep Evolutionary Reinforcement Learning DERL)'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DERL은 다양한 환경에서 새로운 움직임이나 조작 작업을 학습하기 위해 진화하게 하는 알고리즘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더 높은 보상을 얻는 에이전트의 형질을 다음 세대로 전달한다.
유니멀은 먼저 평평한 지형부터 언덕, 계단, 울퉁불퉁한 길 등 다양한 난이도로 훈련한다. 유니멀 중 일부는 어려운 지형에서 훈련했고, 나머지는 평평한 지형만 걷도록 학습했다. 총 4천가지 시뮬레이션에서 훈련했다. 이중 학습을 잘한 유니멀 상위 10개를 정한다. 그 유니멀은 더 심화된 훈련을 받는다. 장애물 넘기, 공 차기, 상자 언덕으로 밀어올리기 등 총 8개 시뮬레이션으로 훈련한다.
◆ AI 가상 육체, 다양한 환경에서 진화 잘 돼..로봇 개발에 유용
결론적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훈련 받은 AI 는 진화했고 이는 유니멀을 통해 시각화됐다.
지능 진화를 하며 변한 가상 신체 모양은 다양했다. 원통형에 불과했던 유니멀에 두 개의 발이 생기거나 세 개의 팔이 생기는 ‘형태론적 진화 과정’을 겪었다.
특히 여러 환경에서 진화한 AI 가상 육체가 평지만 걸으며 진화한 유니멀보다 더 많은 지능 진화를 이뤘다. 잘 훈련한 유니멀은 세대 간에 학습도 빨랐다. 예를 들어, 1세대 유니멀A가 언덕을 오르는 시간이 5시간일 경우, 2세대 유니멀A는 4시간, 3세대는 2시간으로 줄었다. 좋은 성과를 거둔 유니멀은 진화 과정을 10세대까지 거쳤다.
AI 가상 체형의 변화를 통해 연구진은 “동물처럼 AI도 단순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환경을 통해 우수한 지능 진화를 겪는다“고 미 기술매체 '테크 크런치'가 7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를 로봇 개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좀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훈련을 통해 AI 지능 진화가 이뤄지면, 실제로 하드웨어에 적용해 수준 높은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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