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광주전남연구원에서 지난달 광주 AI 분야 유관기관들이 모여 ‘인공지능(AI) 중심도시 광주를 위한 정책협력’ 간담회를 열었다("광주 AI 산업 성공 위해 모두 힘 모으자"). 광주 AI 산업을 성공하기 위한 과제와 협력 방안에 대해 강구하는 자리였다. 광주광역시는 국내 유일 국가 AI집적단지 조성 사업을 2019년 1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을 통해 수주했다. 10년간 1조 원을 들여 AI 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 그동안 광주시와 유관기관들은 AI 인프라 구축, 인력‧기업 양성, 투자, 연구&개발 등 AI 산업의 생태계와 분위기를 조성하며 초석을 쌓았다. AI 유관기관들이 간담회에서 제시한 의견을 바탕으로, AI 중심도시 광주로 성공하기 위해서 갖춰져야 할 것과 그에 상응하는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논의하려 한다.
1. 양질의 AI 전문 인력 양성…“양보다는 질, 뛰어난 인재 광주에서 배출해야”
2-1. 양질의 기업 생태계 조성…“지역 경제 파급 효과 가져와야”
2-2 양질의 기업 생태계 조성…“스타트업 초기 투자 지원 늘려야”
3. "AI 반도체 산업 전략…공공 파운드리(생산 시설) 구축"
4. "시민 함께 하는 'AI 중심도시 광주' 만들어야"
5. “광주‧전남 AI 산업 정책협력 강화해야”
지역에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지역 경제에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는 양질의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 필요해
최근 광주전남연구원에서 진행된 인공지능(AI) 중심도시 광주를 위한 정책협력’ 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AI 기업의 특성 파악한 차별화된 지원 체계 ▲지역 경제 효과 가져올 기업 양성 ▲투자 생태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SOC)을 과감히 포기하고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얻었다. 광주의 미래 먹거리로 AI 산업을 선택한 것이다. ‘AI 중심도시 광주’ 조성 사업을 추진한 지 불과 2년 만에 AI 관련 기업 100여 곳 유치를 달성할 만큼 기업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AI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광주로 많이 몰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AI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2019년 10월 9일 AI 기반 에너지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인코어드와의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10월 22일 기준 122번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22개 기업 가운데 75개 기업이 광주에 지사나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9개의 기업이 광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AI 관련 기업들의 광주행이 계속되면서 단기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AI 기업들이 광주로 몰려오는 것에 대해 기업 생태계 조성의 초석을 쌓았다고 호평을 받는 것.
하지만 한편으론, 기업 유치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업무협약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기업 수를 늘리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기업들이 광주에 뿌리내리고 지역 AI 산업에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끄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날카로운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 기업은 기존의 제조업체와 다른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융합 산업으로 AI 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지원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이제까지 기관에서 했던 똑같은 형태‧규모의 지원 프로그램과는 다른 접근 방식과 구성‧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광주 AI 유관기관 전문가들은 간담회에서 양질의 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해 논쟁하며, 머리를 맞댔다. 대체적으로 전문가들은 “광주가 SOC 사업을 포기하고 AI 집적단지를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며 “‘양질의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기관들의 역할이 중요하며, 기존 산업과 성질이 다른 AI 산업 육성에 특단의 전략과 변화가 필요하다”며 각자의 의견을 공유했다.
광주 인공지능 산업 경쟁력 키우려면?
◆ "AI 기업 특성‧요구 파악해야"
전문가들은 광주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곽재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본부장은 “AI 경쟁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AI 기업 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는 AI 지원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곽 본부장은 “광주에 기업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 전체 AI 산업에 기여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필요하다”며 “광주의 선택은 AI 클러스터와 기업생태계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곽 본부장은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그냥 데이터가 아닌 잘 가공된 데이터, 경험 있는 인력, 트레이닝을 위한 리소스가 아닌 기업에 대한 레퍼런스 그리고 같이 협력하는 구조가 가장 필요하다”며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지원할 수 있을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융합사업단은 AI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 주기별 지원 프로그램, AI 인력 양성 프로그램, 공용 HPC-AI 인프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 인프라 지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AI 관련 기업들의 AI 창업‧사업, 투자 유치, 기술 개발, 인력 수급, 법률·특허·금융·경영 컨설팅 등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30일 문을 연 인공지능종합지원센터도 대대적인 체계 변화에 들어간다.
곽 본부장은 “인공지능종합지원센터도 대대적인 체계를 변경해 운영 될 것”이라며 “기존의 1:1 전화 상담에서 플랫폼을 이용한 오픈 처리 방식으로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완전히 처리 될 때까지 모든 기업들이 이를 팔로우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광주 팁스(TIPS) 타운 구축, AI 잘하는 기업과의 협력”
경쟁력 있는 기업 유치와 양성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곽상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실장은 “경쟁력 있는 기업 양성을 위해 대전의 팁스(TIPS)타운처럼 광주 AI 스타트업캠프에 TIPS 운영사들을 입주시켜 광주형 팁스타운으로 발전시키려고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팁스는 민간과 정부가 유망 기술 창업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중소기업벤처부의 공동 사업이다.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민간 운영사가 1~2억 선 투자를 하면 정부가 연계 지원해 7억 원 이상을 투자해 통상 10억 원의 투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팁스 타운은 팁스 사업 정책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프라로 입주공간을 제공, 관련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 장소다. 팁스 타운은 현재 서울과 대전에 자리 잡고 있다.
광주 AI 스타트업 캠프는 AI‧모빌리티 기업 육성을 위해 광주광역시 서구청 옆 옛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을 리모델링해 지난 9월 개소했다. 광주 특화 산업인 AI와 모빌리티 기업 육성과 창업 확산,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지역의 중소‧벤처 기업을 지원한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양질의 기업 양성을 위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놨다.
AI 스타트업 캠프에 팁스 운영사들을 입주시켜 광주 팁스 타운을 만들자는 대책을 세운 것. 이는 최근 대전에 자리 잡은 팁스 타운이 빠른 시일 내 광주에 구축되면 좋겠지만 그 전에 민간 투자 활성화를 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AI를 잘하는 기업과의 협력으로 광주 AI 중심도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공득조 GIST AI융합협력실장(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겸무 교수)는 “AI 인력 양성을 위해 CJ 올리브네트웍스, 메가존클라우드, 드림에이스, 한국인공지능협회 등 대‧중소 기업과 협력해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 실장은 “AI를 잘하는 기업들과 학생들과의 AI 관심사를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인력 양성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인력 양성 사업을 필두로 AI를 잘하는 기업들이 광주에 관심을 보일 수 있도록 외연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단물만 속 우려” vs “꿀 아직 없다”…지역 발전 파급력 가져올 기업 양성 ‘중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I 기업들이 광주에 왔다가 지원금 ‘단물’만 빼고 다시 다른 시‧도로 유출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광주에 AI 관련 기업들을 잡아둘만한 것들을 많이 구축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장기적으로 지역에 뿌리 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광주 AI 생태계를 조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동원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는 “지역에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지역 경제에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는 양질의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지자체가 유치 기업들이 광주에 껍데기만 두고 있는지 알맹이가 있는 기업이지 판단 할 수 있는 근거들이 없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광주 AI 관련 사업에서 ‘단물만 속’ 취하고 광주에 빈 사무실을 두는 껍데기 기업들이 광주에 ‘꿀’이 없어지면 다시 타 시‧도로 옮겨가는 것을 우려한 것. 취재 결과 광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122개 기업들 가운데 광주에 본사를 둔 기업이 9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공득조 실장은 기업 유출을 걱정하는 것 보단 광주에 어떻게 하면 기업들을 오래 묶어둘 것인지를 고민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공 실장은 “AI 기업 유출을 걱정하기 보단 실리콘밸리처럼 유통될 수 있는 AI 산업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누구든지 기웃 거릴 수 있고, 광주를 오면 성공 할 수 있다는 것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 실장은 “광주에 가면 인프라가 있고, 협업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으며, 판로가 있다면 기업들이 광주로 몰려들고, 비즈니스가 이뤄지면 광주를 떠날 수 없을 것”이라며 “AI 기업이라고 한정두는 것이 아닌 AI 기술로 생산성을 올려주는 기업이 촉매제‧기폭제 역할을 해 우리 지역 산업 발전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고려해 진취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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