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화순군의 한 영농조합법인 대표 김 모씨는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내 경기가 점차 회복세에 들어가면서 상품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골 거래처가 요구하는 납품 일정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나 반도체 공장에서는 기계들이 알아서 거의 모든 작업을 처리해주던데, 우리 조합에서도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면 버거웠던 주문들을 다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김 씨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찾고 있다.
“우리 농가에도 도입된다면 참 좋을 텐데. 이렇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자동 시스템이 있으면 인건비도 줄이고 소득도 크게 늘어날 것 같아요.”
현재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50대 조 모씨. 국제농업박람회 텔콤그룹 부스를 방문한 그는 농작물 재배 자동화 시스템을 보면서 이 같이 감탄했다. 다른 관람객들도 부스에서 선보인 앱손의 스카라 로봇과 6축 로봇 등 자동 로봇 시스템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날로 정교해져가는 ICT기술과 로봇이 농가에 자동화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농촌의 스마트화 바람을 타고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농가가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청년들이 하나둘 떠난 전남 농촌지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들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일손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게다가 인력난과 더불어 반복 동작을 하는 장시간 노동이 생산성 저하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번 국제농업박람회에서 제시된 기술들은 농촌 문제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국제농업박람회에 참여한 텔콤그룹의 이충락 팀장은 “산업용 로봇을 농업에 접목시킨다면 상당한 이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에 농작물을 자동으로 재배할 수 있는 설비를 구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로봇을 통한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농촌지역 문제를 상당 부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이미 삼성·LG 등 대기업은 생산 공장에 로봇을 도입해 노동 인력을 최소화함으로써 인건비를 절감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왔다. 이번 박람회에서 텔콤그룹은 재배·분류·포장·이송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농업 시스템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해당 시스템은 빛과 온도, 습도 등을 조절해 작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재배가 완료되면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다음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또 텔콤그룹은 앱손의 스카라 로봇과 6축 로봇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농업 자동화 시대를 선도할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로봇들은 넓은 공간도 필요 없고, 저전력으로 효율성도 높다. 다품종 생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최적의 가감속 조정을 통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
특히 앱손의 산업용·협동 로봇은 감각을 부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파손되기 쉬운 달걀 등의 물체를 들 때도 이를 인식해 강·약을 조절한다. 아울러 병해충 방제에도 신경을 썼다. 파나소닉의 자외선(UV-B) 램프를 식물에 쬐여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고 농약 살포횟수를 감소시킨다. 흰가룻병과 응애알의 증식 등도 막아준다.
텔콤그룹 관계자는 “스마트팜 분야에서는 사실상 산업용 로봇의 진입이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이러한 시장에 텔콤이 초기 진입함으로써 스마트팜 시장에 선두기업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AI타임스 나호정 기자 hojeong998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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