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공지능(AI) 기업들 사이에서 숙련된 중급자 이상의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몇몇 실력 있는 개발자들은 서울 등 수도권 기업들에게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AI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력 수급을 위한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타임스 취재 결과 광주로 본사를 이전한 기업들의 다수는 당초 기대했던 기업 지원, 네트워킹, 투자 등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AI 산업 생태계 조성에 광주광역시를 비롯해 AI 유관기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자체의 사업 성과와 기업들의 성과 지표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앞으로 AI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AI 중심도시 광주’만의 차별화된 지원책과 효율적인 네트워킹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창업하기 좋은 도시’, ‘아이디어 있는 젊은이들이 배낭 하나 메고 와 성공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AI 기업들이 느끼는 애로사항과 함께 ‘AI 도시 광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제언을 담아봤다.
◆ “숙련된 중급 이상의 개발자 필요”
인력난에 AI 기업들은 인재양성‧매칭 프로그램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AI 스타트업 기업들은 숙련된 중급 이상의 개발자 채용에 여전히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어렵게 광주로 본사를 이전했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기업도 나왔다. (전문인력 부족에 일부 AI 기업, 어렵게 광주 왔다가 철수 움직임)
광주로 본사를 이전하고 반년 만에 서울로 다시 사무실을 옮긴 A기업 대표는 “올해 중순에 다시 본사를 서울로 이전했다”면서 “AI 인력, 네트워크 등 문제들이 해결이 안 돼 어쩔 수 없었다. 그 가운데 인력 채용이 가장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채용 공고를 내도 지원하는 인력들은 AI 개발 경력이 없는 초급 인력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을 교육 시킬 중급 이상의 인력 채용이 잘 되지 않아 AI 초기 개발자도 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AI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몇몇의 인재 채용을 한 B기업 대표는 “AI 스타트업의 경우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AI 초급 개발자보다는 중급 이상의 경력직을 선호한다”며 “AI 초기 개발자를 1~2명 채용하면 더 채용할 자리가 없는데 관련 AI 인력 매칭 행사는 대부분 초기 인력들이기 때문에 기업의 상황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광주 AI 인력 양성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C기업 대표도 “AI 프로젝트에서 만나 교육생들 가운데 잘 하는 학생을 채용하려고 했지만 수도권 기업을 희망하고 있어 잘 되지 않았다”면서 “지역 AI 스타트업들의 경쟁력을 높여 줄 수 있는 정주 여건 개선, 채용 지원금 등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스타트업 인재 채용 지원‧ 효율적인 AI 사업 정보 공유 필요
광주 AI 경우 대부분 7년 미만의 스타트업들이다. 지자체에서 신규채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신입 채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AI 스타트업의 입장이다. 이에 우수한 인재들이 수도권이 아닌 광주에 머무를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모아지고 있다.
광주로 본사를 옮긴 F기업은 최근 인공지능사관학교 2명을 채용했다. 광주에서 중급 개발자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으로 계속해서 초급 개발자를 고용하는 것은 부담이 있다. F기업 대표는 “과장급 직원이 초급 개발자를 1~2년 동안 교육을 시키면서 키울 예정”이라며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초급 인력 보다는 중급 이상의 개발자를 선호하지만 광주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전체 직원이 4명 뿐이지만 지자체에서는 10명 이상의 광주 인력을 채용해야만 채용 지원금 50만 원을 지급하고 있어 실상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 광주 AI 인재를 채용해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F기업 대표는 “광주에서 AI 유관기관들이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이를 통해 AI 인력풀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많은 초급 인재들을 수용할만한 기업들이 광주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채용 박람회를 개최해 스타트업들에게 채용을 권고하는 것 보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들에게 채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금 보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AI 기업들은 지역에서 어떠한 AI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G기업 대표는 “광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AI 사업, 투자설명회 등 큰 행사들조차 정보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며 “AI 사업을 하는 유관기관들이 다 나눠져 있지만 효율적인 정보 전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광주로 인공지능 기업 몰려드는데…"AI 기업 지원 컨트롤타워‧매뉴얼 없다"), (광주 AI기업들의 볼멘소리…“적극적인 행정서비스 요구”)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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