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가 2022년 신년사에서 공통으로 '혁신'을 강조했다. 기술력에서의 혁신과 조직문화에서의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새로운 수요가 증가하고 코로나19로 기술 변화가 급격히 이뤄진 만큼, 혁신의 선두에 서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고객 지향 기술 혁신과 포용·존중 문화 강조
삼성전자는 이번 신년사에서 고객 우선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실패를 용인하고 다양한 가치를 수용하는 포용과 존중의 조직문화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3일 신년사에서 "고객을 지향하는 기술 혁신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이며, 세계 최고 기술력은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하고 최고의 고객 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술 혁신을 위해선 포용과 존중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패를 용인하며 다양한 가치를 수용하는 포용과 존중의 조직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며 "제품, 조직간 경계를 넘어 임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상상하고 꿈꿀 수 있도록 존중의 언어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를 리더부터 변하여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위치에 대해선 안심할 수 없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선두 사업은 끊임없는 추격을 받고 있고, 도약해야 하는 사업은 멈칫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위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선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2022년 우리는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며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경직된 프로세스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문화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인의 창의성이 존중받고 누구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민첩한 문화로 바꾸어 가자"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역할도 당부했다. "회사가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준법의식을 체질화해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ESG를 선도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10년, 20년 후 삼성전자가 어디에 있을 것인가는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며 "우리의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LG전자, 사업모델과 방식 변화로 고객 경험 혁신 당부
LG전자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고객 경험 혁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12월 23일 임직원들에게 전한 2022년 신년 메시지에서 'F·U·N 경험'을 강조했다. F·U·N 경험은 '한발 앞선(First), 독특한(Unique),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New)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뜻한다.
조 사장은 "F·U·N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고객경험 혁신"이라며 "고객과 다양한 접점을 구축해 소통하는 사업모델, 한 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사업방식,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연구하고 기획하는 조직역량 등 모든 영역에서 고객 경험 혁신을 이뤄내자"고 당부했다.
고객 경험에서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사업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기는 성장'과 '성공하는 변화'를 꾸준히 실행해야 한다"며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으로 우리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며 "LG전자가 고객에게 '일상에서 당연한 선택'이자 '앞서가는 삶을 위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관점을 고객입장에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일하는 문화에서의 혁신도 강조했다. "조직 간 장벽을 허물고 직원들이 긴밀하게 소통함으로써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할 수 있는 유기적인 운영 체계가 필수"라며 "외부적으로는 전문역량을 적극 도입하고 이를 내재화할 수 있는 협업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1등 개척 정신 강조...기술 인재 정년 없애
최근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는 1단계 절차를 완료한 SK하이닉스는 '1등 마인드'를 갖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나아가는 '개척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3일 신년사에서 "SK하이닉스는 이미 메모리 업계 중심으로 올라섰으며, 이번 솔리다임(SOLIDIGM) 인수를 통해 글로벌 메모리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로써 양적, 질적으로 D램(DRAM) 및 낸드(NAND) 모두 선도사와 같은 경쟁선 상에 서게 됐고, 이제는 스스로 모든 것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구성원 여러분께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라는 정체성을 깨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선도자(Pathfinder), 즉 '1등 마인드'를 가져야 할 때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사업 모델 변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AI,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수요 다양화 및 xPU로 대변되는 시스템 아키텍처 분야 내 다원화가 발생 중"이라며 "이제는 그간 알고 있던 경쟁 법칙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이므로 우리가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업 모델과 기술 개발 방향성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에게 기술과 사업모델에서의 변화를 요구하는 만큼, 기업은 업무문화에 혁신을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그 첫 변화로 기술 인재의 정년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첫 번째 변화는 훌륭한 기술 인재에게 정년이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선배 엔지니어와 임직원이 함께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는 회사의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자, 반도체 생태계 발전의 밑거름"이라고 독려했다. 또 "기업문화 모든 영역에서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초기 단계부터 구성원 여러분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공감과 실행력이 높은 실질적인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