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가 7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CES에 업계의 관심은 뜨거웠지만, 개최를 앞두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글로벌 대기업들은 잇따라 불참 선언을 했고, 행사 기간도 단축됐다. 이렇듯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CES를 둘러싸고 일부에서는 흥행과 안전,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한국기업들에게는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올해 CES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옛 페이스북)·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불참한 데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기업들의 참여율도 저조했다. 결국 전체 참여 기업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20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인 2,200여 개에 그쳤다. 대폭 축소된 규모에 '반쪽짜리 행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악재 속에 한국기업들은 역대 최대 규모(약 500개사)로 미국행을 감행, CES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K-CES'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기업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현대자동차·SK그룹·두산그룹 등의 부스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유망 스타트업들이 모인 유레카파크 전시장에서도 대거 참여한 한국 스타트업들에 관심이 쏟아졌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CES 혁신상 등 주요 어워드(awards)에 이름을 올리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CES에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그동안 묻혀 있던 원석 같은 K-스타트업들을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행사는 끝났지만 그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현대중공업, SK그룹 등 참가 기업 임직원들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현장을 누볐던 국내 취재진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이 같은 후폭풍은 CES 현장에 있었던 이들이라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결과다. CES 주최기관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오프라인 행사를 강행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방역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행사 기간 동안 CTA는 전시장 수용 인원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전시 부스에 일정 인원만 받으며 입장 제한을 뒀지만, 이미 행사장 안은 관람객 간 사회적 거리두기는커녕 유일한 안전장치인 마스크조차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전시장 입장 시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는 정도일 뿐 발열 체크 등과 같은 기본적인 노력도 없었다. 악재 속에서 CES에 참가해 고군분투한 한국 기업들이 고생한 만큼 성과를 거두고 부디 무사히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바란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