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가 새 둥지를 튼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등과 인접한 광주과학기술진흥원(북구 첨단과기로)에서 광주대성학원(동구 서석동)으로 옮겨진다. 사관학교 3기 운영에 앞서 교육생들의 교통편의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AI 인재들이 기거할 동구 서석동 일대는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옛적에 큰 고을에는 성이 있었다. 외부의 공격을 막고,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쌓아올린 성, 읍성(邑城)이다. 광주에도 읍성이 있었다. 읍성을 오갈 수 있었던 통로였던 4대문이 있었다. 그러나 광주에 성이 있었고 어느 곳에 성문이 있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현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기억하려고 하는 이들도 극히 소수이기 때문이다.
1979년에 간행된 '광주시사'에 따르면 남쪽의 진남문(鎭南門)은 광산동 옛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일대 4거리, 북쪽의 공북문(拱北門)은 충장로 4가 충장파출소 4거리, 동쪽의 서원문(瑞元門)은 대의동 옛 광주문화방송 4거리, 서쪽의 광리문(光利門)은 황금동 옛 미국공보관 4거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비추어 볼 때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가 새 둥지를 트는 대성학원 앞 4거리가 옛 진남문 터라는 것이 사학자들의 의견이다. 모든 문이 그렇듯 읍성의 성문 역시 닫힘과 열림, 시작과 끝을 뜻하는 공간이다. 매일 아침, 저녁이면 성문이 여닫히기를 반복했다. 또 성문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했다. 그렇게 광주에서 인공지능을 배우는 인재들은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곳에서 성장하게 됐다.
역사적 의미를 고려하고 교육장을 옮겼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AI 기업들이 몰려 있고, 교통이 편하기 때문에 교육생들이 보다 편하게 지낼 수 있다는 구상이었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교육생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에서 이전을 단행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광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진남문, 그리고 이 곳으로 옮겨지는 교육장, 광주 AI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희망과 역사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싶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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