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람의 고민을 들어 주고 거기에 맞는 부적을 생성해 주는 인공지능이 등장해 화제다. 인공지능이 부적을 생성하고 고민을 들어주는 무당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 이 기술은 청년예술청에서 진행한 기술예술융합 기획자 양성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최근 대중 앞에 선보이게 됐다.
'A(g)I동자'의 탄생
부적을 생성하는 인공지능인 'A(g)I동자 자판기'는 인간의 걱정을 분석해 맞춤 부적을 생성해준다. 독특한 이름도 눈길을 끈다. AI에 g를 넣어 'A(g)I동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자판기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즉석사진 부스 정도의 규격이다. 이용자가 생년월일과 본인이 가지고 있는 걱정을 입력하면 AI가 주어진 정보에 맞는 부적 이미지를 즉석으로 생성한다.
'A(g)I동자'는 수 만장의 부적을 학습했다. 그 결과 '나만의 부적'을 생성해줄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고민을 들어 주는 무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부적 생성 인공지능'이 아니라 '무당으로서의 인격을 불어 넣었다는 것'이 기획자의 의도다. 역술인의 모습을 띄기 위해 색동옷을 입은 어린 동자의 모습으로 디자인됐다. 프로그램은 다소 카리스마 있는 무당 말투를 사용한다고 한다.
AI 동자는 어떻게 부적을 쓸 수 있었을까?
해당 기술을 고안한 '인간소외'팀은 부적을 만들기 위한 학습에는 다량의 데이터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웹상에서 부적을 대량 수집, 학습해 자율적으로 부적을 생성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모아진 부적들은 흰 바탕으로 깔끔하게 도안화된 글씨, 글자, 간단한 도형의 연속 디테일한 그림 등 세부 요소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인터넷에서 수집할 수 있는 부적 데이터는 약 900여 장 정도다. 이미지 생성 모델에는 20만 장~100만 장도 넘는 학습 이미지 데이터가 쓰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데이터 증강 기법(Date Augmentation)이 들어간 생성 모델을 사용했다. 부족한 데이터를 다양한 방법으로 늘렸다. 이미지 알고리즘을 예로 들면 작업할 데이터가 많지 않을 경우 원 이미지를 변형해 복사본을 만들어 활용했다. 실제 학습에서는 사진으로 된 부적 이미지와 해당 이미지를 보정해 도안을 추출한 이미지를 모두 사용하는 방법으로 1,700여 장의 부적 이미지를 원 데이터로 사용했다.
모델은 내부에서 '데이터 증강 기법'을 사용해 판별 모델에 들어가는 데이터 갯수를 늘리며 1,700장의 이미지로 반복해서 학습한다. 처음 10만 장은 '종이 색깔 바탕에 붉고 검은 얼룩'이 있다'는 지식을 습득했다. 부적이 잘 학습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경우 학습을 중단하고 살피며 점점 'A(g)I동자'를 개발해 나갔다.
얼룩이 점점 복잡하고 구체적으로 변하면서 50만 장 시점에서는 글자, 혹은 그림 비슷한 모양을 만들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지 420만 장을 학습한 시점에서 'A(g)I동자'가 쓰는 부적은 다양한 형태, 글자, 그림, 단순함, 디테일 등을 모두 담게 됐다.
"진짜 신당은 아니다. '쌈마이'에 주목했다"
기술을 모시는 현대적인 신당을 구현하고 그 안에 갓 태어난 인공지능 아기 동자님을 모셨다는 것이 '인간소외'팀의 장가연 기획자의 설명이다. 기술에 대한 전시는 김채린, 장가연, 정경미씨가 공동 기획을 맡았다. 현 카이스트 AI대학원에 재학 중인 임혜하 엔지니어가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장가연 '인간소외'팀의 기획자는 "전시장의 모티브는 깊은 산 속 어딘가의 음기 가득한 '진짜 신당'이 아니다. 리서치 과정에서 ‘쌈마이’한 것들에 주목했다"며 "쿠팡을 통해 판매되는 맞춤 부적, 코로나 시대 비대면 굿 등 스스로 영험하다고 주장하는 것들이 사용자 편의에 맞춰 서비스로 바뀌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AI타임스 조형주 기자 ives0815@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