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는 양봉농가의 고령화와 지구온난화, 꿀벌 집단 폐사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통한 사양관리 연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전라남도 제공).
전남도는 양봉농가의 고령화와 지구온난화, 꿀벌 집단 폐사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통한 사양관리 연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전라남도 제공).

올해 1월부터 전국 꿀벌농가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꿀벌이 실종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조차 파악이 되지 않고 있어 양봉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전남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양봉기술 개발에 나섰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양봉 농가의 220여만 개 벌통 가운데 39만여 개(17.2%)에서 약 78억 마리의 꿀벌이 집단 실종됐다. 정부 합동 조사에서 꿀벌응애 같은 해충, 과도한 살충제 사용, 말벌 피해, 이상기후 등이 복합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KB금융은 ESG(환경·지속가능성·거버넌스) 경영 차원에서 꿀벌 실종 문제에 대한 관심과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옥상에 도시 양봉장을 지었다. 해당 양봉장에는 12만 마리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보고서에서 과학계와 국제기구는 생태계에서 꿀벌이 사라질 경우 인류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꿀벌 실종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벌들이 사라진 원인조차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전남도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벌통의 생태 환경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꿀벌 실종'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은 양봉농가의 고령화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꿀벌 활동 생체정보 등 빅데이터를 이용한 스마트 양봉기술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0일 세계 벌의 날을 맞아 KB금융그룹 직원들이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설치된 ‘K-Bee’ 도시 양봉장에서 벌 키우기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지난 5월 20일 세계 벌의 날을 맞아 KB금융그룹 직원들이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설치된 ‘K-Bee’ 도시 양봉장에서 벌 키우기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스마트 양봉기술은 벌통에 센서를 부착, 벌집의 온도와 습도, 벌의 움직임 등 생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해당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후 양봉 농가에 신속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센서를 통해 벌의 활동량이 떨어지거나 움직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농가는 바로 건강한 벌로 교체하는 등 벌의 생활환경을 예측, 폐사를 예방할 뿐 아니라 말벌 침입으로 인한 집단 사망도 초기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기술개발은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주관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지원사업 공모과제' 중 '지능형 양봉 데이터 구축 과제'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곤충잠업연구소, 순천대 등과 함께 올해 1년 동안 국비 17억 원을 지원받아 꿀벌이 사는 최적의 환경을 조사해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을 통한 최적의 사양관리 방법을 찾는 연구를 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수행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수차례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에 ▲벌통 내․외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 환경정보를 통한 AI 제어 및 관리 기술 ▲꿀벌의 생체정보 변화를 통한 질병 조기 예측 모델 개발 등을 선정해 역점 추진키로 했다. 꿀벌의 천적인 말벌의 날갯짓 주파수를 데이터화해 침입여부 등을 알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박홍재 전남농업기술원장은 "이번 사업으로 스마트 벌통을 개발해 전남이 양봉 사양관리의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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