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차기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에 SK하이닉스의 광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HBM3'가 적용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공급을 목표로 HBM3 양산을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힌 지 7개월 만이다.
광대역폭 메모리라 불리는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D램을 수직 적층 구조로 쌓기 때문에 그래픽 카드 크기도 줄일 수 있고 고용량으로 구현하기 수월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한다고 밝힌 HBM3는 HBM의 4세대 제품이다. HBM은 1세대(HBM), 2세대(HBM2), 3세대(HBM2E) 순으로 개발돼 왔다. 하이닉스는 HBM3을 지난해 10월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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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말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3를 단 7개월 만에 고객에게 공급하며 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됐다"며 "이 제품은 초고속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새 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급격하게 늘어나는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여기서 해결사로 등장한 제품이 바로 HBM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HBM3는 속도 측면에서 초당 819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FHD(Full-HD)급 영화(5GB) 163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이전 세대인 HBM2E와 비교하면 속도가 약 78% 빨라졌다.
제품 신뢰도도 높아졌다. 이 제품에는 오류정정코드(On Die – Error Correction Code)가 내장돼 있다. HBM3는 이 코드를 통해 D램 셀(Cell)에 전달된 데이터의 오류를 스스로 보정할 수 있어 오류 발생 가능성을 대폭 낮추었다.
엔비디아는 최근 SK하이닉스의 HBM3 샘플에 대한 성능평가를 마치고 오는 3분기 출시 예정인 신제품 ‘H100’에 HBM3를 결합하기로 했다. H100은 엔비디아가 A100의 차기모델로 선보인 GPU다. 가속컴퓨팅 분야에 활용된다. 1초에 1840경 번 연산이 가능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알려진 엔비디아 에오스(EOS)에 장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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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사업총괄)은 "우리는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프리미엄 D램 시장에서 톱 클래스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개방형 협업(Open Collaboration)을 지속해 고객의 필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해결해주는 '솔루션 프로바이더(Solution Provider)'가 되겠다"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