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3차원(3D) 반도체 소자기술인 '벌크 핀펫(FinFET)'을 개발한 반도체 전문가인 이종호 과학기술통신부 장관이 반도체 핵심 인력양성에 나섰다. 그는 30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KAIST)에서 산업계 대표, 과학기술원 총장 등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산업계, 과기원 등과 논의해 온 반도체 인력양성 협력방안과 향후 산·학·연 협력 강화를 통해 반도체 핵심 인력양성을 추진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이번 간담회는 4대 과기원과의 산학협력으로 양적·질적으로 부족한 반도체 핵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정은승 삼성전자 사장과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 황규철 DB하이텍 사장, 왕성호 네메시스 대표,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김기선 광주과기원(지스트, GIST) 총장, 국양 대구경북과기원(디지스트, DGIST) 총장, 이용훈 울산과기원(유니스트, UNIST) 총장,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등이 참석했다.
반도체 인력양성은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강국을 넘어 그동안 약세로 판단됐던 비메모리 분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열쇠로 꼽힌다. 과기정통부는 이 열쇠를 쥐기 위해 4대 과기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과기정통부는 석·박사급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급인재 양성과 학사급 시스템반도체 실무인력 양성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예산을 통해 별도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 향후 5년간 반도체설계구현 실무인재 314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인력양성을 위해 산업계와도 힘을 합친다. 현재 연 100명의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카이스트와 더불어 지스트, 디지스트, 유니스트도 반도체 계약학과를 도입해 인력양성에 힘을 더하기로 했다. 2023년에는 지스트가 연 20명, 디지스트가 연 50명, 유니스트가 연 30명의 인력을 양성해 카이스트까지 합쳐 200명의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산학협력도 강화한다. 석·박사급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카이스트, 유니스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산학협력 대학원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또 지스트와 디지스트도 반도체대학원이나 반도체 전공 설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220명 수준의 반도체 석·박사 인력배출을 향후 5년 내 500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실질적인 인력양성을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반도체 설계와 공정 등에 실전 경험이 풍부한 산업계 출신 박사급 교수를 채용하고 산학협력 교육 및 연구 프로그램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세계적 수준의 해외 대학과 연구소, 기업과 4대 과기원 간 반도체 분야 공동연구 및 인력 교류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카이스트는 버클리대와 AI 반도체 공동연구 및 인력교류를 협의하고 있다. 지스트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AI 공동연구 및 인력교류를 협의 중이다. 디지스트는 스탠포드대와 지능형 반도체 공동연구 및 인력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향후 수립하는 반도체 지원방안에 적극 반영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또 과기정통부, 반도체 기업, 4대 과기원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반도체 인력양성협의회'를 정례화해 산학협력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새로운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종호 장관은 "초격차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의 관건은 기초가 튼튼하고 창의성 높은 양질의 인재를 충분히 양성해 연구와 산업부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반도체와 같이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기술 분야는 산·학·연 협력을 통한 인력양성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4대 과학기술원이 산업계와 함께 산학협력 인재양성 모델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핵심인력의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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