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기반 플래이댑 랜드에 구현된 '메타에버랜드'에 다녀왔다.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기반 플래이댑 랜드에 구현된 '메타에버랜드'에 다녀왔다.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휴가철이나 어린이날과 같은 공휴일에 에버랜드에 놀러가본 적이 있다면 인기 놀이기구 앞에 쭉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한숨 지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기본 한 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드디어 내 차례가 됐을 때의 기쁨과 타자마자 몇 분 만에 끝나버린 데에 대한 아쉬움도 느껴봤을 터이다.

이제는 언제든 어디에 있든 얼마든지 가상세계에 로그인해 국내 최대 테마파크인 '에버랜드'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다. 가상공간 속에서 'T익스프레스'를 신나게 타고 슈팅워터펀 퍼레이드카를 둘러싼 채 물총 싸움을 벌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최근 메타버스에 개장한 '메타에버랜드'에 다녀왔다.

추후 '메타에버랜드'에 개발될 아마존 익스프레스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아바타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는 모습.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추후 '메타에버랜드'에 개발될 아마존 익스프레스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아바타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는 모습.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줄 안 서도 돼?"…'에버랜드 메타버스'에 가보니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기반 플래이댑 랜드에 접속해 '메타에버랜드'에 입장했다. 에버랜드로 들어가는 버스에 올라타 에버랜드 대표 명소인 장미 정원에 도착하자 알록달록한 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포시즌스 가든과 카니발 광장도 보였다. 어릴 적 에버랜드에 놀러왔던 추억이 떠오르면서 설레기 시작했다.

나들이 복장을 한 아바타를 이리저리 움직여봤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조작 방법에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어느 정도 손에 익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현재 메타에버랜드에서는 유러피안 어드벤처의 주요 시설 10여 개를 가상 체험할 수 있다. T익스프레스와 회전목마, 페스티벌 트레인 등 일부 어트랙션이 구현돼 있다. 아마존 익스프레스 등 다른 어트랙션도 추후 개발돼 업데이트될 예정이라고 한다. 

메타에버랜드에서 회전목마를 즐기고 있는 아바타.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메타에버랜드에서 회전목마를 즐기고 있는 아바타.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가장 먼저 T익스프레스로 달려갔다. 나보다 먼저 온 다른 아바타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보통 실제 현장에서는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메타에버랜드에선 어떨까? 대기시간 없이 가자마자 바로 탑승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기다리다 지친 다른 아바타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났으나 꿋꿋하게 기다린 끝에 열차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승강장 앞에 멈춰선 열차에 다가가 점프해 자리를 잡았다. 막상 타보니 실제 열차에 탄듯 탑승자 시점에서 천천히 올라갔다가 급하강하는 느낌이 제법 생생했다. 물론 직접 현장에서 타는 것과는 몰임감 등의 측면에서 분명 차이는 있었다. 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평소 무서운 놀이기구를 못 타는 사람들도 메타버스에서라면 조금이나마 롤러코스터의 스릴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메타에버랜드'에서 'T익스프레스' 열차에 올라탄 아바타.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메타에버랜드'에서 'T익스프레스' 열차에 올라탄 아바타.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메타에버랜드의 'T익스프레스'를 타보니 탑승자 시점에서 천천히 올라갔다가 급하강하는 느낌이 제법 생생했다.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메타에버랜드의 'T익스프레스'를 타보니 탑승자 시점에서 천천히 올라갔다가 급하강하는 느낌이 제법 생생했다.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있는데 공지가 떴다. 서둘러 카니발광장에 가니 물총 퍼레이드 '슈팅워터펀'이 펼쳐지고 있었다. '밤밤맨' 캐릭터의 공격을 피해서 물총을 쏴 제한시간 안에 쓰러뜨리면 된다. 물총 싸움 결과 높은 점수를 받은 순위에 따라 보상도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 장미정원 주변에서 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쫓아 채집할 수도 있었다.

곳곳에 마련된 트램펄린에 올라 점프를 하면 가고 싶은 구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길에는 게임처럼 금색 코인이 뿌려져 있다. 이 코인들을 줍거나 이벤트를 통해 모은 돈으로 상점에서 아이템을 살 수 있다. 에버랜드 머리띠 등 다양한 액세서리도 코인으로 구매해 착용할 수 있다.   

페스티벌 트레인을 타고 에버랜드를 둘러보고 있는 아바타.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페스티벌 트레인을 타고 에버랜드를 둘러보고 있는 아바타.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메타에버랜드 카니발광장에서 물총 퍼레이드 '슈팅워터펀'이 펼쳐졌다. 신나게 물총 싸움을 하고 있는 아바타.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메타에버랜드 카니발광장에서 물총 퍼레이드 '슈팅워터펀'이 펼쳐졌다. 신나게 물총 싸움을 하고 있는 아바타. (사진=로블록스 플래이댑 랜드 캡처). 

이번에 메타에버랜드는 테마파크 5개 지역 가운데 유러피안 어드벤처를 우선적으로 열었다. 향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에버랜드의 전 지역뿐만 아니라 스피드웨이와 골프장 등의 콘텐츠로 메타버스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온·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디지털을 통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선사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제 막 개장한 메타에버랜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중간 중간 오류가 나는 등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또 실제 에버랜드와 비교해 볼 때 콘텐츠의 다양성도 아직 아쉬웠다. 하지만 '에버랜드'라는 공간이 선사하는 상징적 설렘과 더불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즐기며 기분전환을 할 수 있어 꽤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다시 방문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메타에버랜드가 기대됐다.  

최근 주요 테마파크들이 가상 콘텐츠 사업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관을 디지털로 확장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테마파크형 메타버스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타버스 열차에 올라탄 테마파크들이 과연 실제 테마파크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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