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버거 램프’부터 ‘모나리자의 나머지 부분’에 이르기까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예술 작품을 인공지능(AI) 달리(DALL-E)는 만들어 낸다. 달리를 제작한 사람들이 독창적인 그림을 요청하는 이용자들의 새로운 주문을 살펴보고 그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기사가 미국 잡지 뉴요커에 6일 다뤄져 주목된다. 이 글을 소개한다.
구석기 시대의 어느 시점에 인간이 예술을 창조한 이후, 많은 그림이 만들어졌다. 몇 년 전, 오픈AI(OpenAI)라는 회사는 달리(DALL-E)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신경망에 텍스트 설명과 함께 이러한 그림을 학습시켰다. DALL-E는 주어진 명령어에 따라 어떤 스타일이든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상세하게 묘사하는 독창적인 예술을 창조하도록 학습을 받았다.
사람이 만든 형상의 모든 것을 배우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DALL-E가 무엇을 만들지는 어떻게 결정할까? 신중한 검토 끝에 OpenAI가 처음으로 선보인 그림 중 하나는 고슴도치 가시로 만든 도넛이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창의성이 매우 특별하고 인간적인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하지만 더 이상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회색 스웨터를 입고 헝클어진 갈색 머리를 한 알트먼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본사에서 화상회의를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오픈AI는 연구원, 예술가, 개발자 등 선별된 그룹의 사람들에게만 접근권한을 부여해 왔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사진 같은 동물, 엽기 매시업, 장난 콜라주 등 다양한 그림을 만들었다. ‘다른 행성에서 나온 다양한 종류의 외계 과일 한 접시 사진’을 만들어 달라는 사용자의 요청을 받은DALL-E는 열대과일인 람부탄과 같은 종류의 것을 내놨다. DALL-E에 따르면 ‘모나리자의 나머지 부분’의 대부분은 큰 절벽이다. 알트먼은 DALL-E를 “자기 창의성의 연장”이라고 설명했다.
DALL-E 대기 목록에 있는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AI의 인스타그램 DM으로 요청을 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openaidalle' 계정으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오픈AI 계정을 관리하는 나탈리 서머스는 “사람들이 참여하려면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걱정했다”며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openaidalle는 팔로워가 석 달 만에 약 20만 명으로 늘었다. 서머스는 메시지를 읽고 선별하는 일을 한다. 그는 “사람들이 요청하는 걸 다 수용하면 수많은 너구리와 나무늘보가 나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즈버거 램프’, ‘감정적 수하물(슬픈 얼굴이 담긴 가방)’, ‘거울로 자신을 보는 턱시도 입은 매력적인 공룡’이 유명하다. 평가는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다양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프로필이 적혀 있는 한 사용자는 배 위에서 피자를 먹고 있는 합성 진흙 공룡 그림에 “나는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새로운 주문들을 선별하기 위해 서머스는 DALL-E의 제품 관리자 조안 장과 기술 담당 직원 에디타 라메쉬와 화상회의를 했다. 라메쉬는 샤워를 하면서 DALL-E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림을 요청하는 데는 규정이 있다. 나체나 폭력을 포함해 조금이라도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과 공공의 인물에 대해서는 제한이 있다. 정치적 활동도 금한다. 서머스는 “딥페이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보리스 데이마라는 연구원이 DALL-E 미니라는 이름의 저속한 복제품을 개발해 입소문이 났다. 사용자는 ‘아이스 티 잔 속의 아이스 T(Ice T, 배우이자 가수)’ 및 ‘아기들의 주먹싸움’과 같은 명령을 하는 것이 허용됐지만 결과는 섬뜩했다. 아이스 T는 마치 좀비처럼 보였다. 오픈AI의 요청에 따라 DALL-E 미니는 크레용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오픈AI의 홍보팀은 “많은 혼란이 있었다”고 밝혔다.
서머스는 “오늘 아침에 발견한 것은 ‘등에 튤립이 자라 있는 고양이가 있는 침대’”라고 했다. 버튼을 누르자 시스템이 10개의 그림을 내놨다. 모두 튤립이 있었지만, 고양이의 등 뒤로 튤립이 자라 있는 경우는 한 개뿐이었고 ‘침대’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했다. 라메쉬가 수정 명령을 주자 튤립이 스무 개 정도 털에서 나온 하얀 고양이를 기계가 내보였다. 장은 “고양이가 통통해서 좋다”고 말했다. 서머스는 사용자에게 그림을 보냈고, 사용자는 웃는 이모티콘 세 개를 보냈다.
그들은 이제 ‘우주에 떠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우주비행사’라는 요청을 다뤘다. 장은 DALL-E 작품에 중력이 너무 많아 보이는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라메쉬는 “아, 그렇네”라며 “부유 음식을 구할 수 있는지 볼게”라고 말했다. 몇 단어를 수정해서 한 우주비행사가 토스트를 들고 창밖 별들을 보는 그림이 나왔다. 라메쉬는 “마치 인생의 결정을 고민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음에는 덜 우울한 요청을 다뤘다.
다음은 낚시하는 물고기. 라메쉬는 “이건 어때?”라며 어부의 모자를 쓴 녹색 물고기와 작은 물고기가 막대기에 매달려 있는 그림을 들면서 말했다. 서머스는 “이 초월적 상황에서 당황한 것 같아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회의가 끝나가는 중이었지만, 몇 가지 요청을 더 처리하기로 했다. 한 사용자가 ‘빅뱅’을 요청했다. 장은 한숨을 쉬면서 “그건 저작권 문제가 있을 텐데”라고 했다.
AI타임스 이한선 객원 기자 griffin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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