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이동통신사중 하나인 KDDI가 통신 장애 사태가 발생해 가입자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사진=셔터스톡).
일본 3대 이동통신사중 하나인 KDDI가 통신 장애 사태가 발생해 가입자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사진=셔터스톡).

일본 3대 이동통신사중 하나인 KDDI가 최근 통신 장애 사태를 겪었다. 이에 KDDI 이용자들의 불편도 잇따랐다. 발생부터 복구, 최종 확인까지 무려 86시간이 소요된 전례 없는 사태였다. 우리는 이번 일본의 초대형 통신 장애 사태로 교훈을 하나 얻었다. 한 통신사에 의존하는 가입체계가 업무를 모두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먹통이 된 전화기때문에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은 이번 KDDI의 대규모 통신 장애를 계기로 'eSIM'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eSIM은 한 단말기에 번호 두 개(통신사)를 사용할 수 있는 듀얼 유심칩이다. eSIM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이번 통신 장애 사태에서 피해를 겪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다. 장애를 겪은 KDDI 이 외의 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오는 9월 도입된다. 혹시나 겪을 지 모를 사태에 대비해 많은 관심과 확산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일본 KDDI의 대규모 통신 장애 사태

KDDI는 일본 3대 통신사중 하나로 1위 NTT도코모에 이어 2위의 가입자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au라는 브랜드로 이동통신 사업을 하고 있다. 가입자 수는 4천 4백만 명이 넘는다. 2022년 기준 일본 인구가 1억 2천 5백만 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일본 국민의 1/3 정도가 KDDI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7월 2일 새벽에 발생한 통신 장애는 7월 5일 오후가 돼서야 전면 복구됐다. (사진=셔터스톡).
7월 2일 새벽에 발생한 통신 장애는 7월 5일 오후가 돼서야 전면 복구됐다. (사진=셔터스톡).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7월 2일 새벽 1시 30분이 지나면서 휴대전화의 음성통화와 데이터 통신이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다양한 곳에서 피해가 일어났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가입자들의 경우 연락이 불가능해져 업무에 발이 묶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KDDI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기관과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기상청은 전국 각지에서 기온과 강수량을 자동 관측하고 있는 기상 관측 시스템인 '아메 다스'가 통신 장애로 관측 데이터가 일부 소실됐다고 발표했다.

토요타에서는 원격으로 차량을 조작하거나 SOS콜 등의 기능이 있는 '티-커넥트(T-Connect)'가 이날 새벽부터 이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 상태로 약 4일 동안 통신 장애가 계속됐다. 결국 5일 오후 3시 30분 쯤 전면 복구된 것이 확인됐다. 119와 같은 긴급구조요청 전화조차 할 수 없는 피해도 나왔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당연히 쏟아져나왔다. 

듀얼유심·eSIM 사용자들 "다른 통신망 사용하면 되죠"

KDDI 통신 장애가 일어난 상황에서 일부 가입자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듀얼유심·eSIM을 사용하는 이용자들 이야기다. 듀얼유심의 경우 하나의 휴대폰에 유심칩을 2개 꽂아서 번호를 2개 부여받는 방법이다. 하나의 휴대폰 안에 서로 다른 통신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듀얼유심과 eSIM기능은 하나의 휴대폰에 2개의 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다. (사진=셔터스톡).
듀얼유심과 eSIM기능은 하나의 휴대폰에 2개의 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다. (사진=셔터스톡).

eSIM의 경우도 듀얼유심과 비슷하다. 그러나 유심칩과 달리 eSIM은 기기 내부에 장착돼 있는 형태다. 온라인으로 서버에서 SIM 프로파일을 받아 활성화를 해주면 유심칩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듀얼유심과 마찬가지로 두가지 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일본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A씨는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비즈니스를 위해 듀얼유심으로 au와 도코모를 동시에 개통해 사용했는데 이렇게 도움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국내는 언제쯤? "9월부터 eSIM 본격 도입"

우리나라에서는 두 가지 방법이 다소 낯선 기능이지만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는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세계적 eSIM 확산 추세에 맞춰 국내 이용자들의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에 eSIM을 도입시키기로 결정했다. 올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스마트폰 eSIM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9월부터 eSIM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우리나라는 올해 9월부터 eSIM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기존에 국내에서 정식 발매된 휴대폰 중에서도 듀얼유심 기능을 지원하는 모델들이 있었다. 하지만 15종 정도에 불과했다. 이렇다보니 국내에서는 이 기능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해외에 비해 '상당히 늦은 수준'이지만 이제부터라도 해당 기능을 보유한 모델들의 보급이 활성화 되면 점차적으로 2개의 번호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KDDI 사태와 같이 대규모 통신장애가 있어도 두가지 망을 사용하면 이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다. 요금제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뜰폰 서비스를 같이 이용해 통신요금의 부담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최근 사례로 지난해 10월 KT에서 1시간 25분 가량 유·무선 통신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일반인과 사업장 등 여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해가 일어났다. 통화가 안되거나 인터넷 통신에 의존하던 결제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뜻밖의 재난에 자영업자들이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AI타임스 나호정 기자 hojeong9983@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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