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의 커크 선장', 배우 윌리엄 샤트너(사진=스토리파일 캡처)
'스타트렉의 커크 선장', 배우 윌리엄 샤트너(사진=스토리파일 캡처)

미국 드라마 ‘스타트렉(Star Trek)’의 커크 선장을 연기한 배우 윌리엄 샤트너(William Shatner)에게 나이를 물어봤다. “나는 1931년에 태어났다. (몇 살인지는) 당신이 계산해 보라(I was born in 1931. You do the math.)”고 그는 영상 속에서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미국 기업인 스토리파일이 구현한 대화형 영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윌리엄 샤트너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스토리파일은 이용자가 영상 인터뷰를 하면서 여러 질문들에 대답하는 내용을 녹화한 뒤 순차적으로 시청하거나 질의 응답(Q&A) 포맷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카이브를 만든다. 질문을 하면 답변을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아카이브로부터 관련된 영상 콘텐츠를 꺼내 적당한 클립을 골라낸다.  

스토리파일의 이 대화형 영상 기술은 지난해 8월 타계한 미국 배우 에드워드 애스너(Edward Asner)의 장례식에서 사용돼 유명해졌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업(UP)’에서 주인공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연기한 그는 91세로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 스토리파일에 그의 어린 시절, 영화작업의 이력, 가족 등에 대한 구술 기록을 남겼다. 

스토리파일은 여러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을 토대로 AI를 활용해 ‘대화’가 가능하도록 아카이브를 만들었고, 그 결과 조문객들은 영상속에 살아 있는 고인에게 질문을 하고 그로부터 대답을 듣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에드워드 애스너의 아들인 매트 애스너(Matt Asner)는 “조문객 일부는 조금 무섭다고 느꼈지만 대화형 영상은 아버지가 그 방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면서 “대다수는 감명을 받았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말했다.

 아마존은 최근 AI 플랫폼인 알렉사(Alexa)가 고인이 된 이용자의 친척 목소리로 책을 크게 읽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온라인 족보 플랫폼인 ‘마이헤리티지(MyHeritage)’는 이용자 가족의 오래된 사진을 애니메이션으로 바꿔주는 ‘딥 노스탤지어(Deep Nostalgia)’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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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애프터AI’는 이용자의 이야기와 사진을 짝지을 수 있도록 해 가족들이 인생역정과 경험을 알 수 있도록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셜미디어의 글과 문자 메시지에 기초해 개인을 흉내내는 챗봇을 만드는 특허를 받았다.

스토리파일의 공동 창업자인 구술 역사가 스테펜 스미스(Stephen Smith)는 “이런 종류의 기억 보존 프로그램은 우리가 역사를 수집하는 방식을 바꿀 수도 있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대단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지만 이런 이야기의 중요성을 정말 모르고 있다”면서 “우리는 너무 자기 비하적”이라고 덧붙였다.

AI타임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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