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 주는 일명 ‘살인 말벌(Murder hornets)’이라 불리는 아시아 자이언트 말벌 떼로 인한 피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워싱턴주 농무부(Washington State Department of Agriculture, 이하 WSDA)는 드론이 살인 말벌 근절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자이언트 말벌은 동아시아에 주로 서식하고 있어 우리나라에도 익숙하다. 우리나라에서 이 말벌은 ‘장수말벌’로 불린다. 이 장수말벌은 미국에선 2019년 말 처음 워싱턴 지역에서 확인되었으며 3.2cm(2인치)까지 자랄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말벌이다.
이 말벌은 꿀벌들의 머리를 자르고, 간혹 사람을 공격해 죽음으로 내몰기까지 하기 때문에 살인말벌이라는 끔찍한 별명이 붙었다. 이 말벌 한 마리가 꿀벌통 하나를 초토화 시킬 정도로 강력해 양봉농가 뿐만 아니라 꿀벌 수정을 기본으로 하는 농작물도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WSDA는 이 말벌을 퇴치할 방법을 연구했고, 워싱턴의 과학자들은 드론을 이용해 말벌의 위치를 추적, 피해를 막을 계획을 세웠다. IT전문매체 슬래시기어(Slashgaer)는 지난 달 31(현지시간 기준), 이 계획에 대해 자세히 다루었다. 슬래시기어의 기사는 미국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인 Good Morning America(이하 GMA)의 보도를 인용해 장수 말벌 퇴치에 대한 전문가들의 계획을 전했다.
워싱턴 연구진의 주요 목표는 장수말벌이 개체수를 늘리기 전에 벌떼를 추적해 번식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과학자들은 일부 말벌에 표식을 하고 꼬리표가 붙은 말벌을 따라 둥지를 찾아가 파괴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여왕벌이 둥지를 틀 때까지 얼마나 멀리 여행했는지 알 수 없었는데 이유는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블루투스 추적기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었다. 때에 따라 이 무선 추적기는 효과적이었지만 꼬리표가 달린 말벌을 깊은 숲으로 추적하는 것은 사람이 위협을 무릅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원인은 짧은 배터리 수명과 통신 범위 때문이었다. 무선 추적기와 블루투스 통신 거리를 유지하려면 벌판에서는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지만 숲에서는 사람이 들고 뛰는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추적을 하다 보면 인명 피해가 있을 수 있었고 추적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드론을 통해 나무 위에서 해당 벌을 추적하는 방법이 고안돼 퇴치 계획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WSDA는 수신기가 달린 드론을 이용하는 것이 이 말벌을 추적하는데 더 빠르고 안전한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인 항공기 지원 말벌 박멸 계획은 이번에 워싱턴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WSDA와 연구진들은 실효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기존 블루투스 추적기를 통한 박멸 계획에 따라 아시아 자이언트 말벌의 둥지 4개를 파괴했다. 이 중 2020년 워싱턴 블레인 지역에서 파괴된 한 특정 둥지는 200마리의 여왕벌을 낳았고 이는 아주 짧은 시간에 근절됐다. 하지만 말벌은 여전히 워싱턴의 골칫거리다.
한편 WSDA는 이 곤충의 새 이름을 채택했다. 미국 곤충 학회(ESA)의 권고에 따라 이 말벌은 북부 거대 말벌(the northern giant hornet)이라고 불리게 된다. 슬래시기어는 이와 같은 명칭 변화에 대해 ‘흥미롭다’고 표현했는데 그 이유는 이 말벌의 서식지로 미국 북부를 포함시킨 셈이기 때문이다.
이 말벌은 2019년까지 미국에 서식하지 않았고, 주 정부 차원의 박멸 계획과 드론을 이용한 추적시스템 등을 가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음에도 이런 권고가 내려 졌다는 점은 말벌의 박멸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포하고 있다.
AI타임스 이성관 기자 busylife12@naver.com
[관련 기사] "지식기반 환경서비스 분야 산학연 협력 기대"…서울대-SKT '맞손'
[관련 기사] [인터뷰]창안 첸 메타AI 연구원 "메타버스 생태계, 장소에 따라 실감나는 소리 들려야"
[관련 기사] AI 기반 잡초 판별 시스템 개발됐다…우점 잡초 효율적 방제 가능해질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