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여전히 교착상태에 있는 가운데 전자전(Electronic War, 이하 EW)에서 러시아가 앞서가고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에서 발행한 뉴스 간행물인 스페트럼(Spectrum)은 전쟁이 진행 될수록 러시아군이 전자전을 기반으로 우세해 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세계 최고의 전자전 능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로 알려져 왔고 스스로도 최고 장비와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선전해 왔다. EW란 전쟁 시 적의 정보망을 교란시키고 장비간 통신을 마비시켜 오작동을 일으키는 등의 방해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전쟁 초기 러시아는 세계 최고를 자임한 만큼의 EW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의 씽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Hudson Institute)의 국방기술센터(Center for Defense Concepts and Technology for Spectrum) 책임자인 브라이언 클락(Bryan Clark)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준) 스펙트럼에 “러시아의 EW 시스템이 이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썼다.
실제로 AP통신은 지난 6월부터 러시아의 EW시스템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더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우크라이나 동부는 장치 공급라인이 짧아 러시아 군의 EW장비를 전장에 더 가까이 이동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클락은 스펙트럼에 ‘EW designation’, 즉 ‘적의 통신을 방해하거나 가로채거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범위’가 충분히 우크라이나 기기에 영향을 줄만큼 가까워 졌기 때문에 “이제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서 더 많은 영토를 장악하고 우크라이나 도시 주변의 공성 전술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면서 EW가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은 AP통신에 러시아의 이런 장비가 드론 유도 시스템의 GPS 교란을 시켜 효율성에 매우 심각한 위협을 가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콘텐츠와 IT전문 매체 더버지(TheVerge)는 그와 같은 상황을 잘 보여주는 예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무인 항공기의 레이더 통신을 방해함으로써 무인항공기의 추적 시스템이 러시아 포병 무기체계를 효과적으로 식별하는 것을 방해한 것”을 들었다.
이와 같은 교란 시스템이 작동하면 적 요격 기술에서 현저히 우위에 서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화력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전쟁이 길어질수록 이와 같은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에게 점점 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고, 전자전 우위는 전쟁 자체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의 무인 항공기 정찰팀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그들은 시스템이 도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방해하고 있다"며 "그들이 (현재 전자전을)지배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를 크게 방해한다"고 말했다.
한편 더버지는 이밖에도 “러시아 해커들이 자칭 어나니머스(Anonymous) 해커들이라며 다수의 반러시아 단체로 위장해 활동하고 있는 것과 비공식적인 해킹 노력 등이 러시아 쪽으로 전자전의 우위가 기우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타임스 이성관 기자 busylife12@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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