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관계자들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암호화폐 채굴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자들은 최근 ‘탄소 상쇄 크레딧’을 내놓았다.
IT전문매체 더버지(TheVerge)는 18일(현지시간 기준) 탄소 상쇄 크레딧에 대해서 자세히 보도했다. 하지만 더버지는 긍정적인 예상을 하지 않았으며 기사 말미에 디지털 통화 경제학자 알렉스 드 브리스(Alex de Vries)의 말을 인용했다.
"블록체인에 쓰레기를 넣으면 여전히 쓰레기입니다. 블록체인은 이를 해결하지 않습니다. 오해입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암호화폐 시장의 관련자들에게 환경문제를 신경 쓰게 한 장본인이다. 머스크는 작년 초 암호화폐로 테슬라(Tesla) 차량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지만 채굴하는데 전력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3개월만에 해당 결정을 번복했다.
이후 암호화폐 관련자들은 머스크 말의 진실성과는 무관하게 채굴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이에 따라노탄소 상쇄 크레딧 도입이 시도 되고 있다. 더버지에 따르면 이는 기업이 온실 가스 오염을 해결 하려고 시도 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탄소 상쇄 크레딧이란 기본적으로 탄소권을 암호화해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탄소권을 이해하면 탄소 상쇄 크레딧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여기서 탄소는 이산화탄소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탄소를 뜻한다. 이산화탄소는 대기에서 온실 효과를 나타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업은 유엔에서 권장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투자해야한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어느 정도의 탄소를 배출할 수 밖에 없는 기업은 배출량에 따라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다른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이를역으로 해석하면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한다는 뜻이 된다.
더버지는 “탄소 배출권은 포집 됐거나 대기 중으로 누출되는 것을 피한 이산화탄소의 미터 톤을 나타낸다”고 설명하며 “여기가 탄소 상쇄 크레딧이 나오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우리가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은 이 크레딧을 암호화 토큰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위에서 이야기한 크레딧을 블록체인으로 가져오는 것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거래에 대한 공유 기록이기 때문에 거의 완벽한 보안을 구현한다. 따라서 크레딧을 사는데 사용한 암호화폐가 이중 지출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개념으로 플로우카본(FlowCarbon)은 ‘GNT(Goddess Nature Token)’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플로우카본은 위웍 인파미(WeWork infamy)의 아담 뉴만(Adam Neumann)이 설립한 신생기업이다.
더버지에 따르면 GNT의 목표는 투명한 시장을 여는 것이다. 누구나 탄소 배출권을 쉽게 구매하고 이러한 거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풀어서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더버지는 GNT를 포함한 탄소 상쇄 크레딧의 토큰화에 대해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암호화폐 채굴에 탄소가 얼마나 많이 쓰이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사려는 사람들을 돌려세울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토큰이 훨씬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블록체인으로 전환했지만 이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한 가치를 갖지 못했고 안정성도 부족했다. 따라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대신 토큰화된 탄소배출권을 구매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선택이다.
더버지는 “시장에 나와 있는 많은 탄소 배출권은 쓰레기”라면서 “탄소 배출권은 실제 배출 감소를 나타내지 않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러한 크레딧을 토큰으로 바꾸는 것은 문제의 근본 원인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더버지는덧붙였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또 하나의 쓰레기 토큰일 뿐이라는 것이다.
더버지는 쓰레기 토큰 양산의 예로 지난 해 10월 투칸(Toucan)이라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일종의 환경 암호화 협동 조합인 크리마DAO(KlimaDAO)라는 분산형 자율 조직이 출시한 새로운 토큰을 들었다.
BCT(Base Carbon Tonne)라는 이 탄소 상쇄 크레딧은 큰 성공을 거두고 관심을 얻었지만 온난화 해소에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비영리 단체인 카본플랜(CarbonPlan)의 분석에 따르면 거의 모든 크레딧이 품질이 좋지 않아 업계의 상쇄표준인 국제 항공에 대한 글로벌 상쇄 계획에서 제외 됐을 가능성이 크다.
카본플랜은 크레딧의 문제 중에 이른 바 ‘좀비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는 문제가 있으며 아무 가치가 없는 크레딧이 일단 토큰으로 변환되면 과대 광고를 통해 판매됐다고 결론지었다.
더버지와 인터뷰한 카본플랜 분석보고서의 수석 저자 그레이슨 바드글리(Grayson Badgley)는 “인벤토리를 한 레지스트리에서 다음 레지스트리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탄소 상쇄의 성과가 갑자기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본플랜의 연구와 더버지의 논평을 종합하면 현재 탄소 상쇄 크레딧에 대해선 경제학자 브리스의 진단과 다르지 않은 평가가 나온다. 블록체인에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
AI타임스 이성관 기자 busylife12@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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