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토큰(이하 NFT, Non-Fungible Token)의 가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얼마든지 원본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사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디지털 예술작품에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다시 그것에 소유권을 부여해 가치를 매기는 과정이 기존의 시장 논리로는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NFT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NFT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따라서 암호화폐와 NFT를 web3 기반 세상의 대표라고 보는 입장과 실체도 없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종의 사기라는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다. 이 중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 특유의 보안 기능을 토대로 대중적 투자수단으로 자리잡은 반면 NFT시장은 아직 투자자가 마음을 놓기에는 안정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펜데믹 사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의 요인으로 불안정성이 더욱 부각되어 암호화폐와 NFT시장 모두 끝을 알 수 없는 급락장을 겪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들을 타깃으로 한 홍보활동을 시도하는 사례가 있다.

아티스트 닉 설로(Nick Sullo)가 제작한 그림(사진=SuperRare 트위터)
아티스트 닉 설로(Nick Sullo)가 제작한 그림(사진=SuperRare 트위터)

그 중에 하나가 자동차 생산 기업 쉐보레(Chevrolet)다. 쉐보레는 최근 콜벳 Z06(Corvette Z06)차량을 새로 시장에 내놓으면서 엑설로(xsullo)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닉 설로(Nick Sullo)가 제작한 그림을 NFT상품으로 내놓았다. 해당 그림은 라임 그린 콜벳 Z06이 사이버펑크 풍경을 뚫고 나오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었다.

하지만 경매에 올려진 이 그림의 입찰가는 ‘0’이었다. 놀라운 점은 이 그림이 그려진 실제 민트 그린 콜벳 Z06 차량과 함께 경매에 올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입찰가가 없었다는 점이다. IT와 문화 콘텐츠를 전문으로 다루는 더버지(TheVerge)에서는 이 비극에 대해 보도했다. 더버지의 기사 첫 머리는 “대체 불가능 토큰에 대한 쉐보레의 첫번째 진출은 대체 불가능이었다”라는 문구였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NFT 거래에 사용되는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폭락이 있었다. 더버지에 따르면 해당 작품은 오직 이더리움으로만 매매할 수 있었는데, 4월 1일 이후 이더리움은 64%나 하락했다. 또한 그때 NFT시장의 최저가 상품의 가격은 70% 하락했다.

쉐보레가 NFT상품과 함께 내놓은 콜벳 Z06 이미지(사진=쉐보레 홈페이지)
​쉐보레가 NFT상품과 함께 내놓은 콜벳 Z06 전체 이미지(사진=쉐보레 홈페이지)쉐보레가 NFT상품과 함께 내놓은 콜벳 Z06 이미지(사진=쉐보레 홈페이지)

이 그림의 낙찰자는 출시된 콜벳 차량 중 유일하게 민트 그린 색상으로 도색된 콜벳 차량과 해당 차량을 NFT 경매와 영원히 연관시키는 옵션 코드 RFN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진법으로 표시된 콜벳의 VIN(차량고유번호, Vehicle Identification Number) 번호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경매기간 내내 이더리움의 가격이 급락과 소폭 상승을 반복했고, 유감스럽게도 그 강력한 옵션을 받고자 하는 입찰자는 없었다.

콜벳NFT의 비극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더버지에 따르면, 이 경매는 6월 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는데,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자 경매를 관장한 슈퍼레어(SuperRare)는 시기를 놓친 일부 사용자를 배려한다는 명목으로 24시간 동안 입찰을 재개했지만 경매는 끝내 입찰가 0으로 마감되었다.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쉐보레의 대변인 트레버 톰킨스(Trevor Thompkins)는 콜벳 차량을 소개하고 매매하도록 하는 콜벳블로거(Corvette Blogger)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톰킨스는 "Web3에 대한 우리의 첫번째 단계는 교육적이었고, 우리는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을 계속 탐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쉐보레가 NFT상품과 함께 내놓은 콜벳 Z06 전체 이미지(사진=쉐보레 홈페이지)
쉐보레가 NFT상품과 함께 내놓은 콜벳 Z06 전체 이미지(사진=쉐보레 홈페이지)

더버지는 기사에서 “이 이야기속의 진정한 패배자는 쉐보레가 아니다”며 “진짜 패자는 교육 자선단체 도너스추즈(DonorsChoose)로, 쉐보레가 경매 수혜자로 지정한 곳”이라고 말했다. 도너스추즈는 이번 경매로 얻어진 수익을 전액 기부 받을 곳이었지만 아무것도 받을 수 없게 됐다.

더버지는 “이것은 NFT 시장에 발을 담그고 싶은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경고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더버지는 같은 기간 미국에서 화제가 된 밈(meme, 문화적 유전자)을 거론하면서 “기본적으로 그들은 모비우스(Morbius)를 뽑았다”고 비꼬았다. 

모비우스는 소니(sony)가 제작한 마블(Marvel) 영화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이제는 죽을 시간”이라는 말과 함께 영화의 한 장면이 온라인상에서 밈으로 사용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소니는 그 인기에 힘입어 영화를 재개봉했지만 첫 개봉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AI타임스 이성관 객원 기자 busylif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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