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의료 교육 및 실험 인프라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디지털 의료 AI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국내 의과대학과 교육 인프라를 본격 확대한다고 16일 밝혔다.
정부는 대학, 협단체 등 산학연이 모여 의과대학 내 의료 AI 정규강좌 개설, 의료진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상 실무 교육, 교육 과정 모델 개발과 표준 강의 마련 등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그동안 의과대학에서 진행하는 AI 수업은 강의 위주에 단절적으로 진행했다. 의료 현장 수요에 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번 과제는 의과대학, 협단체 등 산학연이 함께 현장 수요를 발굴하고, 의료 AI 교과 표준모델을 개발해 ‘예과부터 의료현장까지’ 맞춤형 의료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총 60억원을 투자한다. 이번 사업은 의학한림원이 주관하고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가 참여한다.
의료 교육·실험에 AI 접목하면?
이미 국내외 의료 기업들은 의료 AI 교육 및 임상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트윈에 의료분야를 접목한 메디컬트윈(Medical Twin) 플랫폼부터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진단 보조하는 임상용 솔루션까지 나왔다.
메디컬트윈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 메디컬아이피(대표 박상준)가 디지털 트윈으로 의료AI 교육이 가능한 플랫폼 'MD 박스'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MD 박스는 디지털 트윈으로 가상 세계에서 3000종류의 해부학 구조물을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실제 환자 의료 데이터에 기반한 해부학 구조물을 메타버스에 구현했다. 각종 인체 장기를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으로 연계해 보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인체 해부학 구조물을 메타버스 상에서 보고 학습할 수 있다. 메디컬아이피 측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떤 수술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논의하는 것까지 돕는다는 입장이다.
한편 메디컬아이피는 16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서울에서 열린 '의료 메타버스: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20년' 행사에 참석, 의료 AI 교육 플랫폼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진단 보조하는 임상용 솔루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 국내 의료 AI 기업 루닛(대표 서범석)은 AI 병리 분석 솔루션 '루닛 스코프 PD-L1'를 보유하고 있다.
루닛 스코프 PD-L1는 100만개가 넘는 암세포 이미지를 학습한 AI 알고리즘을 갖췄다. 의료진이나 연구원은 해당 플랫폼을 면역항암제 임상 실험과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루닛은 이달 열린 ESMO 2022에서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유방암 치료 효과 예측, 요로상피암 PD-L1 AI 성능 검증, 신경내분비종양 종양침윤림프구 정량 분석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울트라사이트가 AI 기반 심장 진단영상 보조 기술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해외에서는 지난 달 이스라엘 디지털 헬스 기업 울트라사이트가 AI 기반 심장 진단영상 보조 기술을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의료진이 심장 초음파를 찍으면, AI 알고리즘이 이미지를 자동 측정하고 분석한다. 영상 내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심장 병변까지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심장 좌심실에 질환이 발견될 경우, AI 알고리즘은 좌심실에 집중해 촬영하라고 의료진에 알려준다. 의료진은 알고리즘이 안내한 위치를 집중 촬영하거나 이미지를 캡처해 살펴보면서 질환을 파악한다.
울트라사운드 관계자는 "시간과 장소 구애없이 '골든 타임' 내에 진단할 수 있다"며 "내년부터 유럽 전역서 임상 실험에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