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에 의료 분야가 접목한 ‘메디컬 트윈(Medical Twin)’ 솔루션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디컬 트윈은 현실의 의료 시스템이나 신체 내부의 장기를 가상공간에 똑같이 만든 시스템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미리 수술을 진행해 치료 효과를 예측해 보거나 실제로 보기 힘든 장기 부위를 살펴볼 수 있다. 실시할 수술 중 예측하지 못한 사고에 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습에서 접하지 못한 장기까지 정밀하게 실펴 볼 수 있어 의료 교육에도 도움 된다.
‘의료 메타버스-앞으로 다가올 20년’을 주제로 한 기술세미나가 지난 16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서울에서 열렸다. 여기에는 메디컬 트윈 솔루션 보유업체인 메타버스 의료 기업 메디컬아이피(대표 박상준)이 참석, 자사 솔루션을 직접 사용한 의료진 4곳의 사례를 소개하고 전망을 논의했다.
메디컬아이피는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반 인공지능(AI) 기술로 교육, 훈련, 진단, 수술, 예방에 이르는 의료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의료영상을 기반으로 해부학 디지털 트윈을 구현해 수술 시뮬레이션과 교육, 진료, 상담 등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소개된 메디컬아이피의 솔루션은 '메딥프로AR(MEDIP PRO AR)'와 ‘MD 박스(MD Box)’, '딥캐치(DeepCatch)', '티셉(TiSepX)' 등이다.
"메타버스에 의료 분야 접목, 더 다양해질 것"
도윤식 충북대 교수는 수술 내비게이션용 증강현실 플랫폼인 메딥프로AR 체험담을 전했다. 메딥프로AR은 환자 수술 시 활용할 수 있는 AR 기술 융합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스마트 패드에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인체 내부가 담겨있는 방식이다.
패드를 통해 사람 실제 피부는 물론 뼈와 장기의 위치 및 크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의료진이 뇌 수술을 할 때, 패드를 머리에 갖다 대면 머릿속 뇌 크기, 위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술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수술 계획을 세운다.
도윤식 교수는 "수술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해부학적 구조물이 생생하게 구현해야 하고 실제와 가상현실 위치 오차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미리 진행하기 전 가상세계화 실제 인체 수술 위치에 오차가 있어도 치명적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다.
또 "메딥프로AR는 AR에 특화된 SW까지 접목된 네이베이션 시스템이 탑재돼 정확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실제 환자 장기나 병변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효과적으로 수술 경로, 위치 등을 결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해부학에 접목한 메타버스, AI의료 교육에 큰 역할할 것"
최형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메타버스를 통해 해부학 교육을 할 수 있는 MD 박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해부학 실습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의료영상 기반 해부학 구조물을 메타버스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골격계, 호흡계, 신경계 등 3000여가지 해부학 구조물을 디지털 트윈으로 제작해 메타버스 상에 구현하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몰입형 실습 교육 솔루션을 제공한다.
메타버스에서 해부학 구조물을 비롯해 이동, 회전, 투명도 조절 등이 가능하다. 또 각 구조물에 대한 명칭이나 설명을 볼 수 있다. 심장 내외부의 움직임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최형진 교수는 "기존에는 카데바(해부실습용사체)를 사용했는데, 경제적, 윤리적 문제가 걸림돌"이라며 "VR과 AR 해부학 콘텐츠를 통해 이런 문제를 모두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에서는 MD 박스를 사용, 국내 의과대학 중 처음으로 메타버스 적용 커리큘럼을 실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홍남기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는 영상 바이오마커 기반으로 대사성질환을 진단하는 딥캐치(DeepCatch)를 통한 진료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윤순호 서울대학교병원 교수이자 메디컬아이피 의료총책임자는 AI 기반 엑스레이 영상의 다차원 조직을 분할해 정량화하는 티셉을 통한 의료적 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메디컬 트윈에 큰 기대를 걸었다. 최형진 교수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만든 뒤 세상이 바뀐 것처럼 의료 분야에 메타버스를 활용한 플랫폼이 AI의료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도윤식 교수도 "향후에는 일상처럼 AR안경을 착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더 정밀한 수술 시뮬레이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관련 기사]정부, '의료 AI' 교육·임상 인프라 확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