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영국 반독점 당국의 명령에 따라 메타가 2년 전에 인수해 자회사로 합병한 지피(Giphy)를 다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가디언을 비롯한 외신이 19일(현지시간) 일제히 타전했다.

시장 독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유럽 지역에서 거대 기술기업이 인수합병을 무효화한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지피는 GIF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메타가 2년 전에 4억달러(약 5600억원)에 인수했다.

영국 경쟁시장국(CMA)은 메타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GIF 생성 서비스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스냅챗, 틱톡,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의 이용자들과 광고업체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판단했다.

CMA는 지난해 11월 말 수백만 소셜 미디어 이용자를 보호하고, 페이스북이 소셜 미디어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이유로 메타에 지피 매각을 명령했다.

이에 메타 측은 반론을 제기하며 영국 법원에 이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조정으로 CMA는 재 심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CMA는 18일 "메타가 경쟁자들에게 GIF를 공급하지 않음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고, 지피를 계속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매각 명령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메타측은 이를 수용해 지피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CMA에 따르면 메타가 소유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은 영국인의 전체 소셜미디어 사용의 73%를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70억 파운드(약 11조 2000억원) 규모인 영국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지피 합병은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할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진단됐다.

대기업은 기술 스타트업을 흡수해 시장 지배력을 키워왔다. 그러나 이를 통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후에는 시장지배력을 악용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구글의 인앱 결제 강요가 대표 사례다. 이에 유럽과 미국의 반독점 당국은 빅테크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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