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기술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서 저가 중국제품을 파는 쇼핑 앱이 큰 인기를 모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져 화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온라인 쇼핑 애플리케이션인 ‘테무(Temu)’가 지난 9월 미국에서 출시된 뒤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로 중국산 초저가 상품을 온라인으로 파는 테무는 중국 상하이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업체 '핀두오두오'가 만든 앱이다. WSJ은 미국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가 심해지는데 따라 이 모바일 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앱 이용 분석회사인 센서 타워에 따르면 테무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1080만건의 설치를 기록했으며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모든 카테고리를 통틀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모바일 앱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다트머스에서 보관시설의 사무실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68세의 캐시 베네티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테무를 이용해보고는 “너무 많은 품목이 아마존보다 싸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테무에 처음 접속했을 때 그저 둘러보려던 생각과는 달리 14개 품목을 90달러에 결제했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34개 품목에 223달러를 썼다. 주문한 물건은 7일에서 15일사이에 배달됐고 이런 배송기간에 대해 베네티씨는 “괜찮다”고 말했다.
테무에서 잘 팔리는 제품의 가격은 대개 10달러 미만이고 히트 제품 중 하나인 레노보의 '무선 이어버드'는 아마존보다 40% 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쿠폰을 적용하면 3달러에 살 수 있다. 레노보 오디오의 제품 페이지에는 테무에서 10만개 이상이 팔린 것으로 기록돼 있다.
코로나 사태와 미중 갈등으로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데 나서고 있지만 테무의 인기는 값싼 중국산 제품을 미국 소비자에게 파는 비즈니스 모델이 여전히 잠재력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