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와 생성 AI 개발사 합종연횡 바람에 우려 목소리 커져...
美 정부의 곱지 않은 시선도 한 몫

FTC 워싱턴 본부 (사진=셔터스톡)
FTC 워싱턴 본부 (사진=셔터스톡)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빅테크 기업과 생성 인공지능(AI) 개발사의 연합 움직임에 반독점법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구글이 앤트로픽에 3억달러(약 3750억원)를 투자했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 윌리엄 코바시치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빅테크 기업이 경쟁기업의 기회를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형태의 기업 결합이 바로 FTC가 주시하는 독점의 대표적 유형"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코바시치 교수는 지난 2008~2009년 FTC 위원장을 지내는 등 6년간 FTC 위원을 역임한 인물이다. 지금은 대학에서 반독점법을 가르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발표했고, 아마존웹서비스는 지난해 11월 스테이블AI와 제휴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생성AI 개발사의 합종연횡이 이어졌다.

파이낸설타임스는 생성 AI 개발사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빅테크와 결합하는 것은 고성능 컴퓨팅 능력이 필요한 생성 AI 연구와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움직임을 '클라우드 대기업이 생성 AI 대리전을 펼친다'는 기사로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빅테크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바이든 정부 시선은 곱지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논평에서 "주요 빅테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민주당과 공화당이 힘을 합쳐 강력한 초당적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10월에는 미국 법무부가 구글을 시장 지배력 불법 사용으로 경쟁사의 검색을 방해하고 있다는 혐의로 고소했다. 또 FTC는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인수도 저지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미 법무부는 이밖에도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신제품 프로모션을 위해 기존 경쟁 앱을 퇴출했다는 의혹을 조사중이다. FTC도 아마존이 소규모 판매자 정보를 신제품 선택에 활용했다는 주장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를 비난하는 스타트업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조나단 플랭클 모자이크ML 공동 설립자는 "거대 클라우드 기업은 독점을 좋아하고, 기업에게 대규모의 다년 계약을 강요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생성 AI 개발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창업 전부터 아예 클라우드 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 톰 비즈 엘로우독 CEO는 "생성 AI 회사를 창업하려는 전문가 일부는 엄청난 개발비용 때문에 개발자를 채용하기도 전에 클라우드 업체와 대화를 나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코바시치 교수는 "역사적으로 이런 유형의 의존성은 통신을 포함한 다른 분야에서도 반독점 규제 기관의 관심 대상이었다"며 "핵심 서비스 공급자가 경쟁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본질적으로 어색하고 긴장으로 가득 찬 관계"라고 지적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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