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카우트가 비행기를 타고 직접 선수들을 보러 가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왔다.
AC밀란, 릴, 벤피카 등 유럽의 명문 클럽이 인공지능(AI)과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 150여명 이상의 유소년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현지시간) 포브스가 보도했다.
이 시스템은 '아이볼'이라고 불리며, 현재 서아프리카의 주요 유소년 클럽 25곳에 설치돼 있다. 이를 이용하면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상세한 통계치까지 제공받는다.
또 아이볼에 나이와 키, 속도 등 주요 능력을 입력하면 이에 해당하는 선수의 최근 경기를 볼 수 있으며, 해당 선수의 책임자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이비드 힉스 아이볼 이사는 "코트디부아르의 축구팀 ‘ASEC 미모사’에는 한 달에 한 번 스카우트들이 찾았지만, 이 시스템의 등장으로 전화로 선수에 대한 문의를 30~40통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브스는 스카우트가 여행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며, 특히 선수를 영입하는데 개인적 친분이나 막대한 예산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의미를 뒀다.
아이볼 시스템은 아프리카는 물론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프로팀의 스카우트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주요 국가의 상위 유소년 리그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힉스 이사는 "잉글랜드 구단은 유소년 선수들을 드러내기 꺼리고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팀은 물론 선수에게도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방출되면 다른 팀에 영입되기 위해 경기를 뛰러 다닌다. 하지만 경기 중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짧으며 한정적이다.
힉스는 "선수가 참가한 모든 경기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해두면 구단이 해당 선수를 영입할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juyoung0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