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언어모델(LLM)을 공상과학 소설에 나오는 괴물 ‘쇼고스(Shoggoth)’에 비유한 이미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쇼고스’는 HP 러브크래프트라는 작가가 1936년에 발표한 ‘광기의 산에서’라는 소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생물이다. 소설에서는 지각을 가진 파괴적 존재로 그려졌다.
그런데 '@TetraspaceWest'라는 아이디의 트위터 사용자가 'GPT-3'를 이 괴물로 묘사한 손그림을 올려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그는 GPT-3를 ‘쇼고스’로 그리고 그 옆에 'GPT-3+RLHF'라는 문구를 넣었다. 또 쇼고스의 촉수 가운데 하나를 사람의 웃는 얼굴로 그려넣었다.
RLHF(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는 '인간의 피드백을 통한 강화학습'이라는 의미다. 바로 챗GPT를 훈련한 방식이다.
뉴욕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LLM을 소설속 괴물 '쇼고스'로 비유한 이 이미지가 AI 업계에서 입소문을 타고 버지면서 스티커와 쇼핑백 등에 디자인 문양으로 활용되고 있는 현상을 소개했다.
이를 두고 'AI 세계에 대한 가장 기괴한 사실 중 하나를 요약하는 강력한 은유'라는 해설도 달았다.
그림을 그린 트위터 사용자는 "AI 언어모델이 무섭고 위험하게 행동하지 않도록 개발자가 교육을 잘 해야 한다는 뜻의 농담이었다"면서 "모델이 사악하거나 지각이 있다기 보다는 진정한 본성을 알 수 없다는 것도 의미한다"고 트위터에 설명글을 올렸다.
이 그림은 이후 다른 트위터 사용자(@anthrupad)가 'RLHF'라고 표시한 웃는 얼굴 외에 '감독된 미세 조정'이라는 문구와 더 인간적인 얼굴이 있는 버전으로 만들었다. 이는 스티커나 가방 문양에 사용되면서 유행을 만들었다.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모델 사이즈는 계속 커지는 반면에 내부 작동 방식을 알수 없는 데서 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인다.
정병일 기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