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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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칩 분야 지배력을 키워가며, 이 분야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쟁 상대는 물론 후발 주자나 스타트업의 투자를 점점 어렵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벤처투자자들의 말을 인용, 엔비디아의 우위로 인해 올들어 경쟁사의 자금 조달이 극도로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피치북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칩 스타트업은 올해 8월까지 8억8140만달러(약 1조1700억원)를 모금했다. 이는 지난해 1~9월간의 17억9000만달러(약 2조3770억원)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거래건수는 더 처참하다. 전년도 23개에서 올해는 고작 4개로, 80%나 줄었다. 

이는 엔비디아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그렉 레이초 아클립스 벤처스 파트너는 "엔비디아의 지속적인 지배력은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잘 보여준다"라며 "이로 인해 많은 회사에 대한 투자가 철회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누적 1억6000만달러를 투자받은 AI 칩 스타트업 미식(Mythic)은 지난해 현금이 부족해 운영을 거의 중단할 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사는 올 초 고작 13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이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제품을 보유해야 한다. 또 2년 전만 해도 칩 스타트업에 대한 신규 투자는 2억~3억달러 규모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1억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상항을 돌파하기 위해 일부 스타트업은 인맥까지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텐스토렌트는 최근 1억달러를 투자받기 위해 애플과 AMD, 테슬라 출신의 거물 짐 켈러를 끌어들였다. 칩렛 기술로 각광받는 디매트릭스조차 지난주 1억1000만달러 투자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연계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반면 AI 소프트웨어 분야는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다는 사실이 칩 스타트업에 박탈감을 안겨 주고 있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소프트 업체들은 올 8월까지 약 240억달러(약 32조원)를 모금했다. 이는 칩 스타트업 투자액의 27배에 달한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지배력을 계속 유지할 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GPU 대안'을 모토로 신제품을 내놓은 AMD와 인텔 등을 도전자로 꼽았다. 

더불어 엔비디아 기술이 절대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추론 분야 등에서 제품이나 기술을 들고나오는 추세라고 전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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