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넥스트'가 뭐길래...앤트로픽, 구글로부터 올해 3번째 투자 유치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로 잘 알려진 앤트로픽이 구글로부터 다시 투자를 받았다. 구글에서만 올해 들어 벌써 3번째 투자로, 이에 따라 차기 모델 '클로드-넥스트'에 더욱 관심이 모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이 구글에 최대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투자받기로 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5억달러는 선불, 나머지 15억달러는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지난달 아마존과도 비슷한 내용의 투자 계약을 맺었다.  아마존은 우선 12억5000만달러(약 1조6700억원)을 제공했으며, 이후 추가로 27억5000만달러(약 3조7300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특히 구글은 지난 2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계약과 함께 3억달러를 투자했고, 이어 5월에는 세일즈포스와 줌, 스파크 캐피털 등과 함께 4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에 참가하는 등 올해에만 3번의 투자를 진행했다. 

구글은 '바드'를 보유한 것은 물론 차세대 대형언어모델(LLM) '제미니'를 내년 출시할 예정으로, 사실상 앤트로픽의 경쟁자에 가깝다. 하지만 3차례에 걸쳐 최소 8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실시하고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의 라이벌 체제를 구축하는 모양새다.

그만큼 앤트로픽의 차기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관련, 테크크런치는 이 회사가 오픈AI를 능가하는 차세대 LLM의 개발을 위해 최대 50억달러 투자 유치에 나섰다고 지난 4월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입수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50억달러(약 6조8000억원)를 모금해 2026년까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AI 모델보다 10배 더 강력한 성능의 '클로드-넥스트'라는 모델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LLM의 치명적인 단점인 환각 현상을 거의 없앤 '무결성 LLM'을 만드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미 환각과 가드레일을 벗어나는 '탈옥'을 방지하기 위한 '헌법 AI(Constitutional AI)'라는 기술로 유명하다.

헌법 AI란 LLM의 오작동을 인간이 피드백해서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 학습이나 강화 학습 등을 이용해 스스로 개선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기본적인 규칙이나 원칙만 제공하고 세부 사항은 LLM이 맞춰 적용하기 때문에, '헌법'이라는 말이 붙었다.

클로드가 유명해진 것도 이런 이유로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바드'보다 정확한 답을 내놓는다는 점 때문이었다. 더불어 클로드는 현존하는 LLM 중 가장 긴 컨텍스트 입력이 가능, 정확도를 더 끌어 올렸다.

오픈AI도 이런 점을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챗GPT의 컨텍스트를 대폭 확장한 것은 물론 샘 알트먼 오픈AI CEO와 미라 무라티 CTO도 지난주 한 행사에서 향후 출시할 'GPT-5'의 특징으로 환각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한편 이런 모델은 현존 최고 성능의 AI 모델을 몇배 뛰어넘는 연산 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수만개의 GPU를 포함한 컴퓨팅 능력이 필요하다. 앤트로픽은 클로드-넥스트 개발에 2년간 10억달러, 4년간 최대 50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알려진 내용만으로도 앤트로픽의 올해 누적 투자금은 25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3월초 13억달러(약 1조71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는 디 인포메이션의 보도까지 감안하면 38억달러까지 치솟는다. 

구글과 아마존에 추가 투자 기회를 부여한 것도 클로드-넥스트의 개발 상황에 맞춰 자금을 더 늘릴 수 있도록 한 장치다. 두 회사의 추가 투자까지 이뤄지면 목표액인 50억달러를 가뿐하게 돌파할 수 있다.

한편 앤트로픽과 구글은 이번 투자 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