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엔비디아가 올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부상했다. AI 칩의 시장 지배력을 활용, AI 생태계 전체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올해 2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했으며, 여기에는 대형 AI 플랫폼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것부터 의료, 에너지 등 소규모 AI 스타트업들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분석 기업인 딜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지난해보다 6배가량 많은 35건의 투자에 참여했다. 이는 실리콘 밸리 최대 벤처 캐피털인 안드레센호로위츠나 세콰이어 등을 넘어선 수치다.

또 엔비디아의 최근 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0월말까지 투자액은 8억7200만달러(약 1조1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투자한 금액의 10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대상 기업들의 공통점은 엔비디아 GPU나 소프트웨어를 쓰는 고객사들이라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사내 벤처캐피털 격인 엔벤처스의 모하메드 시딕 책임자는 "스타트업 투자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관련성"이라고 말했다. 시딕은 "우리 기술을 사용하는 회사, 우리 기술에 의존하는 회사, 우리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회사 등이 대부분"이라며 "엔비디아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회사에 투자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오픈AI의 경쟁사인 인플렉션AI, 코히어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또 지난 8월 기업가치가 45억달러로 평가된 오픈 소스의 핵심 허깅페이스, 엔비디아 GPU를 기반으로 고성능 컴퓨팅 응용에 특화한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 코어위브도 포함돼 있다.

가장 최근 투자는 프랑스 파리의 AI 스타트업 미스트랄이다. 최근 기업가치가 20억유로로 평가, '유럽의 오픈AI'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대다수 스타트업은 엔비디아의 투자 대상에 포함되는 것을 갈망하고 있다. 자금 지원은 물론 GPU 지원 등 엔비디아와 관계로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다.

엔비디아와 공동 투자에 나선 한 VC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분명 매우 전략적인 파트너이며, 모든 기업은 새로운 칩을 우선순위로 공급받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사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전략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가장 현명한 시장 진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플렉션AI는 올해 6월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13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고, 이후 대표 GPU인 'H100' 2만2000개를 공급받는 데 성공했다. 코어위브는 지난해 말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대기업들과 나란히 H100을 출하받는 첫 기업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투자 회사들에 어떤 요구나 특혜도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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