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가 올해 벤처 캐피털(VC) 회사보다 생성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시장 조사업체 피치북을 인용, 올해 생성 AI 스타트업들이 조달한 자금 270억달러(약 34조9500억원) 가운데 MS, 구글, 아마존 등이 투자한 금액이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생성 AI 투자는 거의 벤처 캐피털(VC) 전용이었다.
그러나 오픈AI의 챗GPT 출시를 기점으로 양상이 180도 변했다. 반면 전통적인 투자자인 VC는 고금리에 기존 투자 기업의 평가가치 하락 등으로 투자를 줄였다.
특히 MS가 오픈AI에 무려 130억달러를 투자한 게 결정적이었다. MS는 지난해 30억달러(약 3조8800억원), 올초 100억달러(약 12조94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지난 6월에는 인플렉션 AI에도 13억달러(약 1조6800억원)를 투자했다.
앤트로픽도 9월에 아마존으로부터 최대 40억달러(약 5조2000억원) 상당의 투자를 확보했으며, 몇주 뒤에는 구글로부터 최대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 자금 지원을 받았다.
엔비디아도 주요 생성 AI 투자자로 등장했다. 지난 10월말까지 투자액은 8억7200만달러(약 1조1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 이상 규모를 늘렸다.
이로 인해 2년 전과 비교해 AI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는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생성 AI 개발 및 훈련은 막대한 컴퓨팅 파워과 자금을 필요로 하는 프로세스다. 그러다 보니 관련 스타트업들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강력한 칩,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또 빅테크는 생성 AI와 손잡을 경우 단순 투자를 넘어 클라우드 사업 확장과 서비스 확대 등 뛰어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한때는 클라우드기업과 생성 AI 스타트업의 짝짓기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빅테크 투자 확대로 AI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치솟으면서 VC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픈AI의 기업가치는 현재 860억달러(약 111조3200억원)로 추정되며, 이는 올초 평가가치의 3배에 달한다.
패트릭 머피 테이프스트리 VC 파트너는 "이러한 AI 플랫폼 변화 속에 지금까지 100만분의1의 잠재력을 가진 기업 대부분은 이미 기존 빅테크 기업들에 위해 포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VC들이 AI 스타트업 투자에 아예 빠져 있는 건 아니다. 프랑스의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럴은 올해 5월 설립된 이후 안드레센 호로비츠, 제너럴 캐털리스트, GPU 개발사인 엔비디아를 포함한 투자사들로부터 5억달러(약 64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일부 VC들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회사들에 투자하려 하고 있다.
한편 생성 AI 시장의 최대 플레이어는 2024년에 더 많은 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가 다 1000억달러(약 130조원)가 넘는 가치로 새로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며, 라이벌 앤트로픽은 150억달러(약 19조4000억원)가치로 7억5000만달러(약 9700억원)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