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인해 인공지능(AI)이 창작물에 등장하는 빈도가 부쩍 높아진 가운데, AI 영화 순위에도 일부 변동이 생기고 있다.
스페이스닷컴은 29일(현지시간) 1970년 이후 등장한 역대 최고의 AI 영화 10편을 소개했는데, 여기에는 단골 몇편이 빠지고 최근 개봉작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특히 수많은 매체가 1위로 지목한 '터미네이터'가 여기에서는 3위로 밀렸다. 또 AI 챗봇과 사랑에 빠지는 남자를 디룬 '그녀'가 제외된 것이 눈에 띈다.
한편 지난 2022년 미국 매체 무비웹은 AI 영화 베스트 8로 ▲터미네이터 ▲월-E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매트릭스▲그녀 ▲블레이드 러너 ▲엑스 마키나 ▲아이로봇 등을 선정한 바 있다.
10. 웨스트 월드
1973년에 개봉한 영화 웨스트월드는 AI 기술이 적용된 놀이공원이라는 소재를 'SF 서부극'이란 독특한 장르로 풀어낸 작품이다. '쥬라기 공원'의 마이클 크라이튼이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았으며, 명배우 율 브리너가 주연으로 출연했다. 서부 시대를 배경으로 한 놀이공원에서 로봇이 오작동, 사람들을 살해한다는 설정이다. 2016년 HBO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 국내에도 많이 알려졌다.
9. 크리에이터
지난해 개봉한 따끈한 신작이 랭킹에 진입했다. 핵전쟁으로 파괴되고 AI와의 전쟁이 펼쳐지는 2070년 LA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조슈아가 소년처럼 생긴 로봇 알피와 함께 강력한 무기를 제작한 니르마타의 정체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개봉 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일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8. A.I.
스티븐 스필버그는 동화 피노키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진짜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 데이빗의 여정을 그렸다. 원작은 영국 SF 작가인 브라이언 W.올디스가 1969년에 쓴 '슈퍼토이의 길고 길었던 마지막 여름'이다. 다른 영화 순위에서는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로봇'으로 자주 대체되기도 했다.
7. 미첼 가족과 기계전쟁
이번 순위에서 가장 낯선 작품이다. 코로나로 인해 넷플릭스에서 개봉하는 바람에 덜 알려졌다. 괴짜 미첼 가족은 세계를 정복하려는 로봇에 맞서 인류를 구해야 한다. 유쾌하고 분위기에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애니메이션이다.
6. 엑스 마키나
AI 영화의 프로토타입 중 하나다. 좀비 영화 '28일 후'로 알려진 감독 알렉스 갈랜드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것도 의외다. 차분한 전개로 이어지다 마지막 반전이 있는 영화이다. AI는 인간을 유혹하고 속일 수도 있는 존재로 묘사됐다.
5. 월-E
로봇의 눈을 통해 소비주의, 환경 오염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작품이다. 인류가 떠난 황폐한 지구에서 홀로 폐기물을 수거하는 로봇 월-E는 식물을 탐색하는 최신형 로봇 이브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픽사의 역대 최고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도 꼽힌다.
4. 블레이드 러너 & 블레이드 러너 2049
SF 소설가 필립 K. 딕의 원작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로도 잘 알려진 작품. 리들리 스콧 감독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1982년 원작과 2017년 후속작 두편을 모두 선정한 것도 눈에 띈다.
3. 터미네이터2 : 심판의 날
이 영화를 1위로 꼽지 않은 데 대해 스페이스닷컴은 "AI나 스카이넷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이 없고, T-800의 진화에 관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AI보다 액션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그럼에도 3위에 올려 놓았다.
2.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원작 소설과 영화 모두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작가 아서 C. 클라크가 영화 제작에 참가,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이 작품의 도입부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바비'에도 오마주될 정도다. 영화 속 등장한 기술 중 상당수가 현실화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1. 매트릭스
"휴고 위빙이 연기한 검은 수트와 선글래스 차림의 에이전트 스미스는 인간을 억압하려는 AI 시스템의 완벽한 구현체"라는 설명이다. 'AI 로봇'이 아닌, 진짜 'AI 시스템' 영화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