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단말기에 인공지능(AI)을 통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이 피처폰을 대체했듯이, AI가 업계 판도를 바꿔줄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현지시간)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메이주가 향후 3년 동안 ‘올인 AI’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 기존 스마트폰에 대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이주는 지난 2003년 잭 웡이 창업한 기업으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르면 메이주는 모든 대형언어모델(LLM)에 공개될 장치와 맞춤형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 AI' 개발에 모든 것을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메이주는 AI 혁신과 개발을 공동으로 촉진하기 위해 오픈AI를 포함한 선도적인 글로벌 LLM 제공업체에 AI 장치를 완전히 개방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체 OS와 LLM을 기반으로 통번역, 미디어시청 등이 가능한 증강현실(AR) 안경도 선보였다.
중국 스마트폰의 AI 통합 추세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24 스마트폰 공개로 촉발됐다.
리서치 회사인 IDC에 따르면 세계 4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오포도 2024년을 ‘AI폰 시대’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천밍용 오포 CEO는 “LLM이 지원하는 AI 기술이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며 “향후 5년 동안 AI가 휴대폰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 스마트폰이 피처폰을 대체했을 때와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오포는 최근 AI 혁신에 초점을 맞춘 AI 센터를 설립했다. 오포는 지난해 음성 비서, 사진 인식 AI에 이어 7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자체 LLM ‘안데스GPT(AndesGPT)’를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AI로 통화 내용 요약, 이미지 속 대상 제거 등이 가능한 스마트폰 ‘파인드 X7 시리즈’를 공개했다.
또 비보는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한 70억 매개변수 규모의 LLM ‘블루LM(BlueLM)’을 탑재해 문서 요약, 이미지 검색 등 AI 기능이 제공되는 스마트폰 '비보 S18 시리즈'를 출시했으며, 차세대 스마트폰 'X100 프로'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AI에 집중하는 것은 스마트폰 업계 후발주자로서 AI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