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 기술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성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에 대한 수요 급증에 대응하려는 의도다.
로이터는 1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HBM 수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사인 SK하이닉스 기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 붐으로 HBM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과 달리, 엔비디아와 HBM3 칩 공급 계약을 맺지 못한 상태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가 경쟁에서 뒤지는 이유로 수율을 꼽았다. 삼성전자의 HBM3 칩 수율은 10∼20%가량인 반면, SK하이닉스는 60∼70% 수준이라는 시장 추산이 나오고 있다.
낮은 수율의 원인은 일부 생산상의 이슈가 있는 비전도성 필름(NCF) 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반면 SK하이닉스는 NCF의 문제점에 대응해 MR-MUF 방식으로 바꿨고, 높은 수율로 엔비디아에 HBM3 칩을 공급하게 됐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HBM3 칩이 아직 엔비디아 공급을 위한 과정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삼성도 수율 개선을 위해 최근 MUF 기술을 처리하도록 설계된 칩 제조 장비를 주문했으며, MUF 공정에 필요한 소재 조달을 위해 일본 나가세 등 소재 공급사들과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삼성은 HBM3 반도체 수율을 높이기 위해 뭔가를 해야 했다”라며 “결국 SK하이닉스가 사용한 기술을 따르게 된 것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테스트를 더 해야 하는 만큼, MUF를 이용한 고성능 칩 대량 생산이 내년까지는 준비되기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동안 최신 HBM3 칩에 기존 NCF와 MUF 기술을 모두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한편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HBM 생산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며, MR-MUF 도입 계획은 없다"라며 NCF와 MUF 기술의 혼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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