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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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인텔과 구글, 퀄컴, 삼성 등이 손을 잡았다. 이들은 엔비디아의 GPU와 '쿠다(CUDA)' 소프트웨어가 아닌, 다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도 AI 개발이 가능케하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로이터는 25일(현지시간) 인텔과 구글, 퀄컴, 삼성 등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 ‘UXL 재단’이 쿠다 플랫폼에 대항하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쿠다는 AI 개발자들이 프로그래밍을 위해 필수로 사용해야 하는 도구로 자리 잡았으며, 쿠다로 만든 프로그램은 엔비디아의 GPU에서만 돌아가는 구조다.

쿠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20년이상 전 세계 400만명 이상의 개발자가 AI 프로그램을 구축하는데 사용, 그동안 쌓인 '쿠다 코드' 량이 상당해서 이른바 철벽같은 '쿠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AI 개발자들이 엔비디아 GPU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UXL재단은 쿠다 플랫폼에 대항해 여러 유형의 AI 가속 칩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및 툴들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설립됐다. 칩과 하드웨어에 상관 없이 어떤 기기에서도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오픈 소스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목표다.

빌 마그로 구글 고성능 컴퓨팅 담당 최고 기술 전문가는 “우리는 머신러닝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열린 생태계를 만들고 하드웨어 분야에서 생산성과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UXL의 기술운영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중 기술 사양을 확정하고 올해 말까지 기술적 세부 사항을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클라우드 업체와 다른 칩 개발 업체들과도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UXL은 출범 이후 이미 회원 기업과 오픈 소스 기술 사용에 관심이 있는 제3자로부터 기술 기부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인텔이 개발한 '원API(OneAPI)' 기술을 이미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 올렸으며, 이어 AI용으로 설계된 컴퓨팅의 표준 프로그래밍 모델을 만드는 단계에 진입했다. 궁극적으로는 엔비디아의 하드웨어와 코드까지 지원한다는 목표다.

비네시 수쿠마 퀄컴 AI 및 머신러닝 책임자는 “실제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엔비디아 플랫폼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쿠다는 UXL 외에도 이미 다수 기업들의 타깃이다.

지난해 10월 인텔은 '메테오레이크’ 코어 울트라 칩을 활용해 PC에서 로컬로 실행되는 온디바이스 AI 개발 지원 ‘AI PC 가속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AI PC 가속 프로그램을 통해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에 AI 개발 프레임워크와 각종 라이브러리, 도구 등을 제공한다. 

AMD는 자사 칩에 최적화된 고성능 AI 모델 생성용 개방형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기 스타트업 '노드닷AI'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스타트업 '모듈라'가 쿠다 대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밝혀, 무려 1억달러(약 134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스타트업 투자 정보 서비스 피치북에 따르면 벤처 투자 회사들과 기업들은 엔비디아 소프트웨어에 도전하는 93개 프로젝트에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 규모 이상을 지원했다.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 특히 두드러졌다. 쿠다를 겨냥한 스타트업들은 지난해에만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이상 자금을 유치했다.

다만 쿠다를 넘어서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평가다. 제이 골드버그 D2D 어드바이저리 CEO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15년 동안 쿠다를 사용해 왔으며, 이를 중심으로 코드를 짜왔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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