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칩인 'H100' GPU가 중국 암시장에서 가격 하락세를 보인다는 소식이다. 신제품 'H200' GPU의 출시를 앞두고 판매업자들이 H100 재고 정리에 나서면서 가격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톰스하드웨어는 1일(현지시간) 중국 이코노믹데일리뉴스를 인용, 최근 중국 암시장에서 H100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300만위안(약 5억7000만원)을 호가했던 H100 GPU 탑재된 서버의 거래가는 현재 약 270만~280만위안(약 5억1000만~5억3000만원) 수준이다.
하락하기 전 가격은 공식 판매가인 28만~30만 달러(약 3억9000~4억1000만원)보다 약 50% 높은 수준이다. 중개와 물류 비용, 관세 등을 감안하더라도 10%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의 중국 수출 금지 조치로 인해 H100과 이를 탑재한 서버는 암시장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하지만 불법 유통 채널을 통한 거래는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자들은 구매 대행이나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H100을 수입해왔다. 이를 통해 중국 대학과 연구기관, 일부 기업 등에 판매됐다고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GTC를 통해 H200 GPU의 출시를 예고했다. 이 때문에 높은 수요에 대비해 비축했던 재고가 시장에 풀리며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이다.
H200은 2분기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41GB가 장착된다. 기존 H100보다 출력 속도가 2배 가깝게 빨라졌고, 용량과 대역폭도 각각 1.8배와 1.4배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H200이 출시되더라도 H100 시장을 완전 대체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도 한동안 H100 기반 제품을 계속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H100이나 신형 H200 모두 중국으로 수출되지는 않는다. 특히 H100이 중국에서 제3자 루트를 통해 판매된다는 보고가 나온 후, 엔비디아는 수출 규정을 준수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더욱이 엔비디아는 이러한 불법 거래는 매출에서 별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3일에는 중국의 소매상들이 미국과 대만 업체들이 제조한 서버에서 AI 칩을 뽑아내, 중국 기업이나 기관에 판매한 사례도 보고됐다.
이에 따라 H200이 출시되면 오히려 중국에서는 불법 유통 채널을 통한 H100 거래가 더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