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사진 콘테스트에서 사람이 찍은 진짜 사진이 인기 투표 1위를 차지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진작가는 "AI보다 대자연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나중에 수상을 취소했다.
안드로이드 어소리티는 13일 권위 있는 사진 콘테스트 '1839 어워드'의 AI 부문 동상을 차지한 '플라밍곤(FLAMINGONE)'이라는 이미지가 사실은 사진작가 마일즈 아스트레이의 실사 작품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아스트레이는 2022년 플라밍고가 돌아다니는 카리브해 아루바의 한 해변에서 이 사진을 촬영했다. f/1.8 및 1/1600 셔터 속도에서 50mm 프라임 렌즈를 장착한 니콘 D750으로 촬영했다는 자세한 설명이다.
문제는 이 사진을 AI 사진 콘테스트에 출품했다는 점이다. 사진은 촬영 각도 때문에 플라밍고의 머리가 없는 것처럼 보여, 심사위원들도 별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단에는 뉴욕타임스와 크리스티 경매장, 게티이미지 등 유명 단체 관계자들이 포함됐다.
생성 AI가 인기를 끌며 각종 콘테스트에서 생성 AI 이미지가 수상했다는 소식은 들려왔다. 따라서 상당수 대회는 별도의 'AI 분야'를 따로 개설, 실제 사진과 섞이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사람이 찍은 사진이 AI 이미지로 둔갑, 상을 받은 경우는 거의 처음이다. 특히 아스트레이의 작품은 네티즌 투표로 인기상까지 받았다.
그는 나중에 수상작이 진짜 사진이라는 점과 이런 일을 한 이유를 밝혔다.
"심사위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처럼 AI에 잽을 날리는 것이 AI가 사람을 속이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 "또 실제 자연보다 더 환상적이고 창의적인 것은 없다. 신기술을 악마화할 생각은 없지만, 그 한계와 위험성을 더 분명하게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주최 측은 "작가가 전달하려는 의도는 충분히 알았으며, 이 대회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하지만 다른 아티스트가 AI 부문에서 우승하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 논의 끝에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