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중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대상으로 '고양이'가 꼽혔다. 전통적인 소셜 미디어 스타 고양이가 AI와 숏폼에 힘입어 다시 바이럴 대상이 됐다는 내용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일 '인터넷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물이 놀라운 AI 변신을 선보이다'라는 내용을 소개했다. AI로 생성된 고양이 영상을 중심으로 소규모 산업이 생겨날 정도라는 설명이다.
얼마 전부터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한 유누스 듀이굴루를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지난 3월 'AI 고양이 이야기(Tales of AI Cats)'라는 인스타그램 계정과 틱톡, 유튜브 채널 등을 만들고, 사슴 눈을 가진 고양이 생성 이미지로 유머러스한 스토리 영상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달 만에 인스타그램에서 10만9000명 이상의 팔로워를 얻었고, 틱톡에서는 수백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숏폼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 SNS와 유튜브 등에는 유사한 콘텐츠가 수천만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단순 이미지뿐만이 아니라 슬라이드쇼 스타일의 단편 스토리가 넘쳐난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주인을 잃고 낙담한 고양이의 스토리다.
고양이는 오래전부터 온라인 바이럴 콘텐츠의 핵심 소재로 꼽혔다. 미국에서는 넥타이를 매고 있는 '비즈니스 캣'이나 '키보드를 치는 고양이'와 같은 이미지가 일찌감치 인기를 얻었다.
로스앤젤레스의 제작 스튜디오인 저그스타포즈 스튜디오의 공동 창립자인 루크 앤더슨은 "플랫폼에 상관없이 고양이는 널리 퍼져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고양이는 생성 AI와 숏폼 트렌드와 결합, 다시 바이럴 콘텐츠 트렌드의 초기 사례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트렌드 저널인 밈 인사이드 상무인 닉 노어들링거는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이 현실과 단절하려고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라며 "사람들은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을 떠나 고양이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또 고양이는 언어와 문화, 세대를 넘나드는 특성이 있다는 평이다. 404 미디어의 공동 창립자인 제이슨 쾨블러는 "노래 가사를 야옹거리는 소리로 바꾸면, 대부분은 다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AI 고양이 스토리 라인은 기괴하다는 지적이다. 구독자 15만명이 넘는 한 유튜브 채널에는 고양이가 월마트에 총을 쏘고 다른 고양이를 죽이는 장면이 등장한다. 또 변기에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고양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7500만 뷰를 기록했다.
특히 고양이 영상의 주 시청 층인 어린이에게는 이런 영상이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어린아이들에게 고양이 영상을 보여주는 것도 유행인데, 그중 고양이 영상을 보고 놀라서 우는 어린이의 모습은 밈이 됐다.
여기에 이런 인기를 업고 고양이 AI 스토리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이 분야는 소규모 산업화 추세까지 보이고 있다. "30일 만에 채널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바이럴 AI 고양이 만들기" 등의 영상이 등장했다.
한편, 고양이 영상에 집착하는 시청자는 대부분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들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아비셰크 초우다리라는 크리에이터는 "영상에 인간을 포함하지 말라는 댓글을 너무 많이 본다"라며 "사람들은 탈출구를 원한다. 그들은 무고한 고양이에게서 자신을 본다"라고 말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